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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부패가 일상화된 사회

등록일 2014-03-24 01:10 게재일 2014-03-2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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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방폐장 건설공사에서도 예외없이 뇌물사슬이 형성돼 있었다. 시공사인 대우건설과 발주처인 한국원자력환경공단과 경주시 사이에 5억여원의 뇌물이 오갔다는 것이다. 경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최근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월성센터장 이모(59)씨와 대우건설 현장소장 전모(56)씨를 구속했다. 또 현장소장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전 이사장 민모(64)씨와 본부장급 임원 2명, 선거자금 명목으로 돈을 받은 백상승 전 경주시장 등 17명을 불구속입건했다.

월성센터장 이씨는 대우건설 현장소장 전씨로부터 설계변경을 통한 공사비 증액 등 편의제공에 대한 대가로 6천9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당초 계약금액은 2천584억원이었으나 이후 5차례 설계변경으로 공사비가 6천80억원으로 늘어났다. 또 대우건설 소장 전씨는 7개 하도급업체로부터 공사비 증액 등의 대가로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억대까지 총 5억2천500만원 상당을 수수하고, 이중 1억2천500만원 상당을 발주처인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이사장 및 본부장급 간부들에게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급행료` 없이는 돌아가지 않는 `한국형 비리`는 이미 관행화된 것이다. 시공업체-발주처-행정관청 사이에 형성되는 뇌물사슬은 우리나라의`악성규제`만큼 그 역사가 오래됐고, 좀처럼 고쳐지지 않는 악성종양과 같은 병증이다. 사법기관이 아무리 단속 적발 처벌을 해도 그 생명력은 질경이풀 같아서 결코 뿌리가 뽑혀지지 않는다. 부실시공으로 이어지는 이 건설현장의 부패구조는 언제 사라질 지 막연하기만 하다.

유명 업체 이름을 내세워 “아웃도어 창고대방출” “점포정리” 등 문구를 내걸고 소비자를 현혹하는 업체들이 날뛴다. 그러나 실제 판매되는 것은 정품이 아니고 짝뚱이거나 저질 상품이다. “교환은 되지만 환불은 불가”란 조건으로 저가 상품을 3일에서 일주일 정도 팔고는 다른 곳으로 옮겨간다. 최근 포항시 죽도동의 한 호텔에 마련된 임시매장에서는 유명 아웃도어 브랜드 K사 상품을 할인판매한다고 광고하고 있지만, K사에 확인한 결과 “그것은 우리 화사의 것이 아니고 판매 자체가 불가능한 제품”이란 대답이 돌아왔다고 한다. 소비자를 우롱하는 이런 악덕 상혼이 왜 단속되지 않는지 의아하다.

죽도 어시장에 일본산으로 의심되는 수산물이 판매되고 있지만 단속기관인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은 단속인력 부족과 불법노점상이라는 등의 이유로 단속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이에 대해 수협조합원인 한 어민은 “포항시 부지와 혈세로 건축한 건물 내에서 특히 수협이 위탁 관리하는 판매장 내에서 어떻게 세금도 안 내는 상인이 영업을 할 수 있는가. 이는 비정상의 극치”라고 했다. 이렇게 톱니가 안 맞는 한국사회를 어떻게 바로 잡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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