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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주민의 마음부터 얻어야

등록일 2014-03-25 02:01 게재일 2014-03-2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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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이번 독일 방문은 `통일방법론`을 얻는데 그 초점이 맞춰져 있다. 통독(統獨) 당시의 인사들을 두루 만나 경험을 청취할 것이다. 독일 통일보다 남북통일은 훨씬 더 어렵다. 동독은 공산체제였지만 북한처럼 그렇게 철저한 폐쇄·공포·통제사회는 아니었다. 동독 당국은 국민들에게 서독 TV 시청을 허용했지만 북한은 몰래 남한 방송을 청취하다가 적발되면 호된 처벌을 받는다. 남한의 실정을 알게되면 그동안 북한 당국이 거짓말했던 것이 탄로나고 잘 사는 남한에 대한 동경심이 맹목적 충성심을 훼손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한도 시대의 흐름을 막을 수는 없어서 한류바람이 북에도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현경대(75)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은 올해의 활동촛점을 탈북자 지원에 두겠다고 한다. 이들의 마음을 얻는 일이 결국 북한 주민의 마음을 얻는 길이라는 것이다. 탈북자들과 1:1결연을 맺고, 법률지원, 의료지원, 장학사업, 취업 알선 및 직업교육 등 5가지 실천사업을 펼치겠다고 했다. 이렇게 해서 탈북자들이 안심하고 남한생활을 영위하게 되면 “탈북자는 미리 온 통일”이 될 것이고, 이들이 중심이 돼 북한 당국의 거짓선전을 폭로하는 힘이 될 것이다.

최근 `탈북 엘리트 8명`이 참가한 토론회가 열렸는데, “북한 주민의 마음을 얻는게 통일을 향한 첫걸음”이란 주장이 나왔다. 또 평양, 원산, 함흥, 신의주 등 주요 도시에 백화점을 열어 남한 생필품을 싼 가격에 팔 수 있도록 북을 설득해야 한다”는 말도 나왔고, 명절때 초코파이나 화장품 등 장마당에서 고가로 팔리는 남한 상품을 “남녘 동포들이 북녘 동포에 보내는 선물로 보내자”는 제안도 나왔다. 지금 북한 장마당에는 중국 물품이 거래의 주종목인데, 그보다 품질이 우수한 한국 제품을 유통시킬 수 있다면 통일은 훨씬 앞당겨질 것이다.

독일 통일의 과정에서 가장 효과적이었던 것은 동독 주민의 마음을 얻는 노력이었다. 정부는 물론 종교계, 언론계, 민간지원단체, 법률단체 등이 동독 지원에 많은 힘을 기울였다. 그 결과 1989년 11월 베를린 장벽이 주민들의 힘에 의해 무너지고, 이듬해 10월 동독 국민들은 자유투표를 통해 독일민주주의연방(서독) 가입을 결정하게 된 것이다. 북한에서의 `자유투표`를 기대할 수는 없지만, 지금 북한 경제와 체제는 붕괴직전에 왔고, 부패지수는 세계 최고 수준이고, 주민들의 충성심도 거의 소진된 상태이니, 굶주림을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군인(軍人)들이 집단 탈북을 시작하면 통일은 실로 `도둑 같이`올 수도 있을 것이다.

북한 주민에게 헐벗고 굶주림을 해결할 방법이 바로 눈앞에 있음을 알려주고, `자유`가 무엇인지 알게 하는 대북활동이 더 강력히 추진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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