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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급여 반납의 여파

등록일 2014-03-31 02:01 게재일 2014-03-3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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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취임후 `사내 토요학습`강사로 나서는 등 소통에 열의를 보였다. 지난 2010년 사내 토요학습 도입 후 회장이 강사로 나선 것은 처음이다. 권 회장의 강의는 전국 주요 포스코 사업장을 화상으로 연결해 진행됐고, 팀장급 간부 2천500여명이 참석했다. 그는 철강경기의 부침과 세계 철강산업의 어려움을 설명하고, 그러나 철강을 대체할 만한 물질이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과거의 위상을 회복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 `철강 본연의 경쟁력 강화`를 강조했다.

권 회장은 자신의 포부를 실천으로 보여주었다. 그는 최근 열린 사내 임원회의에서 “회사가 처한 상황 등을 고려해 소기의 성과와 수익성을 구현할 때까지 기본급 30%를 자진 반납하겠다”면서 “위대한 포스코는 더 높은 회사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므로 임원들이 수익 창출에 앞장 서야 한다”고 했다. 이에 윤동준 부사장은 “회사의 어려운 여건을 조기에 극복하고 포스코 더 그레이트를 구현하겠다는 임원들의 의지를 보여주는 의미에서 임원들도 동참하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했고, 임원 80여명 전원이 개인별로 10~25% 씩 반납에 동참했다.

모 그룹 회장과 임원들의 이런 움직임에 계열사들도 동조하지 않을 수 없다. 포스코의 일사불란한 조직질서나, 모 그룹의 방침이 계열사에 빠르게 전파되는 전례를 감안할 때 계열사들의 동참은 당연하고, 일부 계열사들은 이미 내부적으로 반납의 폭을 놓고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지역의 한 상공인은 “권 회장의 모습은 매우 신선하고 긍정적으로 와닿는다. 기업도 살리고 국민의 인식도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라 했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급여반납 행보는 포스코의 재무구조를 재건하겠다는 결연한 의지의 표명이다. 포스코의 위상 회복을 위해 재무구조 개선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포스코는 또 최근 `사랑나눔 향기나눔 화훼 경매`를 통해 얻은 수익금 590여만원을 사회공헌기금으로 기탁했다. 정기 인사철에는 으레 난이나 분재를 주고받는 것이 관례인데, 포스코는 이를 받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웠으나 시중의 화훼상이나 꽃재배 농가들과의 상생 차원에서 이를 반송하지 않고 경매를 하고 있다. 이번에는 포항 본사와 서울센터에서 총 136점을 경매에 붙였는데, 20만원의 동양난과 10만원의 해송 분재도 있었으며, 시중가 대비 60% 수준으로 낙찰됐다. 포스코는 2009년부터 이런 경매행사를 해왔고, 패밀리사들도 동참하고 있다.

포스코의 이런 모습은 요즘 핫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공기업 개혁에도 영향을 줄 것이다. 규제와 공기업의 방만경영이 `암덩어리`로 표현되고 있는 상황에서 공기업 임직원들의 급여 30% 삭감은 빚더미의 재무구조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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