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3배로 대응하는 교전수칙

등록일 2014-04-02 02:01 게재일 2014-04-02 19면
스크랩버튼
3월31일 북은 서해 5도 해역에 전면적인 포격을 했고, 500여발 중 100여발이 NLL 이남으로 넘어왔다. 이에 우리 군은 3배 대응 수칙에 따라 300발로 대응했다. 북은 해안포와 방사포를, 우리는 K-9 자주포와 벌칸포를 동원했고, K-15K와 F-16전투기를 긴급 발진시켰다. 북이 NLL 남쪽을 사격한 것은 2010년 연평도 포격 이후 3년 4개월 만이다. 포격은 오후 12시15분부터 3시간 동안 이어졌다.

함참 관계자는 “함정에 122mm 방사포를 설치한 북한의 화력지원정은 2010년 이후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고 했다. 북한의 재래식 무기체계가 고도화·정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월 이래 북한은 지대지 단거리 미사일, 스커드·노동 미사일은 물론 신형 방사포와 해안포도 시험했다.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노동 미사일은 이동식 차량에서 발사됐다. 북한 외부성 대변인이 최근 “다종화된 핵 억제력을, 각이한 중·장거리 목표들에 대해 각이한 타격력으로 활용하겠다”고 했다. 이것은 우리 군에게 던져진 한 과제이다.

북이 왜 도발을 감행했느냐 하는 원인 분석이 중요하다. 자존심 하나에 매달려 간신히 버티는 북한으로서는 근래들어 `심각한 자존심 손상`을 입었다. 혈맹이라 믿었던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은 박근혜 대통령을 거침없이 만나 `북한 압박 발언`을 하고 있는데, 김정은은 중국 국경을 넘지도 못하고 있다. 심지어 중국은 UN의 대북 경제봉쇄에 동조한다. 중국에서 압록강을 넘어온 물자를 장마당에 거래해 인민의 생활을 겨우 지탱하는데, 언제 중국이 경제교류를 조절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북은 자존심도 살리면서 국제적 고립도 풀어갈 방법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고, 그 중의 한 방법으로 `군사적 위협`을 가한 후 `국제사회의 유화책`을 이끌어내려는 의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볼 수 있다. 떼쓰고 우는 아이는 우선 달래고 보는 것이 인지상정이기 때문이다.

북한은 사격 전날인 30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백령도의 미친 개 무리들을 모조리 죽탕쳐버려야 한다”거나 “악마의 소굴, 백령도를 날려보내자”고 했고, “남조선 괴뢰 해군 깡패들이 조선 서해 우리측 수역에 불법 침입하여 우리의 평화적 어선을 강제 나포하고 선원들에게 폭행까지 가한 소식을 접한 조선의 군대와 인민이 복수의 이를 갈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이는 적반하장이다. 우리측은 NLL을 넘은 어선에 대해 3시간이나 경고방송을 한 후 나포했고, 선원들에게는 초코파이를 주고 식량과 식수를 주어 곧바로 돌려보냈다.

앙탈하고 떼쓰는 철부지에게는 회초리와 사탕이 수단인데, 북한에게는 아무래도 회초리가 약일 듯하다. `즉각적인 3배 대응 수칙`을 견고히 지켜야 한다.

이경재의 일본을 읽다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