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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개발과 재활용의 개가(凱歌)

등록일 2014-04-02 02:01 게재일 2014-04-0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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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이 쇠똥으로 쇳물을 뽑아내는 기술을 개발했다. 쇠똥을 연료로 쓰는 것은 아프리카 원주민들이 예로부터 해왔고, 집을 지을 때 지붕과 벽에 쇠똥을 발라 비 바람을 막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그동안 쇠똥의 극히 일부만 퇴비로 이용하고, 대부분 해양투기나 매립 등으로 폐기했었다. `마분지`라는 두꺼운 종이를 만들기도 했는데, 이것은 말똥을 걸러 그 섬유질을 응축, 종이로 만든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 마분지도 잘 보이지 않는다.

현대제철이 쇠똥을 연료로 쇠를 녹이는 기술을 개발한 것은 세계 최초이며, 실로 획기적이다. 그동안 쇠를 녹이는 연료는 코크스를 사용하거나, 석탄 가루를 사용하는 파이넥스 기술을 포스코가 성공해 `획기적인 기술`이란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쇠똥으로 쇳물을 뽑아내는 기술은 매우 흥미롭다.

석탄 수입 대체효과도 물론 있고, 처치 곤란인 가축분뇨를 재활용할 수 있으며, 만만치 않은 처리비용을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축산농가 주변의 고질인 악취 해소에도 큰 도움이 된다. 가축분뇨는 그동안 농가에서 메탄가스 생산에 일부 활용했으나 그리 일반적이지 못했다.

현대제철의 발표에 의하면, 쇠똥은 코크스에 비해 열량이 35% 가량 많은 양질의 부생가스를 배출하고, 연소효율도 30% 가량 높다고 했다. 가축분뇨의 해양투기가 전면 금지되고 매립지를 구하기도 엄청 어려운 상황인데, 그 쇠똥을 제철소에서 요긴하게 이용할 수 있다니 이보다 반가운 소식이 없다. 가연성 생활쓰레기를 응축해 이를 연료로 제선 연료로 사용하는 기술이 아직 시험단계에 있어서 실용화되지 못하는데, 쇠똥기술이 상용화되면 철강 생산에서의 원가절감 효과도 상당할 것이다.

쇠똥은 국내에서 연간 2천300만t(건식 기준 350만t) 가량 발생하고, 극히 일부만 퇴비로 사용되고 대부분이 버려졌는데, 현대제철은 이 분야의 원천기술 확보를 넘어 현재 상용화 기술 개발을 진행중이라 한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상용화까지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이 기술이 현실화되면 철강산업의 생산시스템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 했다. 아무쪼록 이 기술이 성공해서 1석3조의 효과를 거두었으면 한다.

한편 포스코는 설비·자재를 재활용해 원가 절감 노력에 매진하고 있다. 포항과 광양 제철소 내에 `설비·자재 재활용 전시장`을 개설해 운영에 들어갔다. 포스코와 패밀리사에서 제출한 불용자재들이 전시돼 직접 보고 재활용 여부를 판단할 수 있으며, 온라인으로 검색이 가능하고, 요청하면 지정 택배회사에서 즉시 배달해준다. 철강경기 침체속에서 불용자재 재활용은 원가절감에 큰 기여를 한다. 포스코는 재활용장터를 통해 지난해 약 51억원의 원가절감을 달성했다. 이런 모습이 지속적으로 보여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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