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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국회의원의 수상한 생각

등록일 2014-04-16 02:01 게재일 2014-04-1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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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령도, 파주, 강원도 등에서 발견된 무인기는 북한이 1950년대에 농약을 살포하기 위해 개발한 AN-2기이고, 날개는 천으로 덮었기 때문에 레이더에 잘 잡히지 않으며, 한 대 당 제작비는 2천만원 정도이다. 낮은 고도로 느린 속도로 비행하기 때문에 산골짜기 사이 비행이 가능하다. 군 관계자는 “AN-2기는 야간을 틈 타 소형 폭탄을 실어 나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국회에서 `모르고 있었던 사실`인 것처럼 국방부 관계자들이 답변한 것은 `군사기밀을 노출시키지 않기 위함`이라 해석할 수 있다.

홍성민 안보정책네트웍스 대표는 “한국군이 많은 비용을 들여 미국식 군사시스템을 접목시키고, 비싼 첨단 무기를 들여오는 데만 신경 쓰는 동안 북한은 한반도 지형에 특화된 저비용·고효율의 비대칭전력을 개발했다”고 했다. 첨단 무기는 재래식 무기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과거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 유황도는 천연동굴이 많은 요새였고, 아무리 폭탄을 퍼부어도 꿈쩍 않았는데, 재래식 무기인 화염방사기에 항복했다. 뜨거움을 이기지 못한 일본군들이 자살하거나 투항을 했던 것이다.

천안함 폭침때도 종북좌파들이 “북한의 소행이 아니고, 한국의 자작극”이라 했다. 이외수 같은 작가도 한국정부가 지어낸 소설이라고 비아냥거렸다. 이번 AN-2 무인기가 청와대, 첨단 무기가 많이 배치된 백령도, 군부대가 밀집한 강원도 일대를 촬영하다가 추락한 사실을 놓고도 의문을 제기한 야당 국회의원이 있었다.

정청래 의원은 “북한의 소행이 아닐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했다. 그는 “북은 아래아한글을 쓰지 않는데, 이 무인기에 쓰여진 설명서는 그런 글자체로 적혔으며, 북의 것이라면 주체 몇년 등 연호를 사용하는데, 여기에는 그런 연호가 없다”고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 간사인 그는 북의 실정에 너무 어둡다. 북은 `광명납작체`란 이름으로 이미 대남부서에서 사용하고 있다. 한국을 정탐하는 무인기는 간첩기인데, 그런 첩보용 비행체에 북한 연호를 적어 놓는 바보가 어디 있겠는가. 컴퓨터칩에 적힌 일련번호까지 지운 것은 철저히 소속을 감추기 위한 노력의 흔적이다.

정 의원의 의문 제기에 대해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은 “대한민국정부가 하는 일은 다 조작이라 생각하는 너는 너의 조국으로 가라”고 했고, 정 의원은 “법대로 처리해 줄 것이니, 너의 감옥으로 가라”고 응수했다. 김 의원은 다시 “이분 역시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아닐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맞받았다. 이같은 여야 국회의원들의 말싸움을 보고 북한은 득의의 미소를 지을 것이다. 남남갈등 유발로 `남한 내부의 분열`을 획책하는 것도 적화혁명의 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북의 의도에 동조하는 세력이 있다면, 이를 묵과할 수 없는 일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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