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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정신을 기리는 마음들

등록일 2014-04-17 02:01 게재일 2014-04-1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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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문화를 기리는 전시회가 최근 미국과 국립경주박물관 두 곳에서 열리고 있다. 신라정신이 형상화된 신라유적 유물들이 묘한 매력을 내품으며 사람들의 마음을 끌어당긴다. 사람들은 왜 신라문화에 끌리는 것일까. 신라는 `황금의 나라`로 서방세계에 알려져 있으니 황금 유물이 서양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인가. 신라를 관통하는 융화·화합정신이 분쟁 많은 지금의 세계에 보내는 메시지에 끌린 것인가.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박물관에서 지난 2월부터 6월까지 `황금의 나라, 신라` 특별전이 열리는데, 이 전시회를 기획한 큐레이터 이소영(43)씨는 “반응이 기대 이상이었다”고 했다. 뉴욕 신라전에 20만명 가량이 이미 다녀갔는데, 금관과 금동반가사유상 등 국보 9점을 포함해 신라의 대표적 문화재 93점이 출품됐다. 서방에서 신라 주제 전시회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람객들은 금관을 보고 “원더풀!”을 연발했고, 국보 83호 금동미륵반가사유상 앞에서는 발걸음을 옮길 줄 몰랐다고 한다. 어느 나라든 금관이 있지만 신라금관만큼 기품있고, 화려하며, 균형미와 조화미를 갖춘 금관은 없다. 또 반가사유상의 미소만큼 완벽한 자비를 표현한 얼굴은 없다. `모나리자의 미소`에 사람들이 열광하듯이 반가사유상이 가진 `법열의 미소`에 미국인들이 감동한다.

메트로폴리탄박물관은 세계 3대 박물관의 하나이고, 큐레이터만 100명이나 있다. 1870년에 설립된 이 박물관은 1998년 한국실을 개관하고, 이소영씨를 큐레이터로 영입했다. 그는 컬럼비아대학 미술사학과를 나와 이 박물관과 인연을 맺었다. 이씨는 외교관의 딸로 태어났으며, 이번 신라전을 준비하면서 경주를 4번 들렀고, 최근에는 한국실에 전시할 신라유물을 대여받기 위해 국립경주박물관을 방문했다. 한·미 간 문화외교의 중심에 그녀가 서 있는 것이다.

국립경주박물관(관장 이영훈)은 지난 8일부터 상설전시관인 `신라역사관`과 `신라미술관`에서 `배병우 사진전`을 열고 있는데, 신라역사관에는`경주서악동 능묘군`과 `흥덕왕릉의 십이지 원숭이상과 소나무`등 두 점을 전시하고, 신라미술관에는 `석굴암 본존불`사진을 전시한다. 신라왕릉의 독특한 세계를 보여주고, 신라불교 조각의 숭고한 아름다움을 사진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배병우 작가는 “사진은 빛으로 그린 그림”이라고 말하며, 한국의 문화를 사진작품으로 남긴 대표적 작가이다. 그는 우리의 문화유산과 자연을 즐겨 사진에 담고, 특히 경주남산의 소나무를 찍어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나라 밖에서, 나라 안에서 신라정신을 재조명하는 전시회가 성공적으로 열리고 있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조짐이다. 장차 남북간의 문화교류에서도 신라문화가 그 중심에 설 것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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