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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경 잠수사에 위로와 감사를

등록일 2014-04-28 02:01 게재일 2014-04-2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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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천안함 폭침 당시 순직한 해군 UDT 한주호 준위를 기억한다. 바다속에는 해류가 있고 높은 수압이 있다. 해류는 육지에서의 태풍에 비견된다. 수압은 신체에 치명상을 준다. 대낮에도 물속은 10cm 앞을 보지 못할 정도로 어둡다. 줄을 잡고 손으로 더듬어 수색을 해야 하고 30분 동안 받은 수압을 다 푸는데는 하루가 걸린다. 그`24시간 휴식' 원칙을 지키지 않고 무리하면 잠수병에 걸린다. 수십 미터 바닷속은 그래서 `죽음과 맞서는 곳'이다.

이번 세월호 구조·수색 작업에는 해경과 해군 특수부대 소속 잠수부 500여명과 민간 잠수사(머구리)가 투입됐다. 맹골수도는 이순신 장군이 대첩을 거둔 `울돌목'인근이어서 물살이 거세다. 줄 하나를 잡고 거센 물살과 수압을 버티어가며`암중모색'으로 시신을 찾아내는 작업을 수행하는 잠수사들이다. 머리를 선체에 부딪혀 8바늘이나 꿰맨 대원도 있다. 실종자 가족들의 애타는 마음을 생각하면 `24시간 휴식' 원칙을 지킬 여유가 없다. 무리를 감수하다가 이미 수십명이 잠수병으로 입원했다.

줄 하나에 2명이 한 조가 돼 물속에 들어가고 30분 작업하고 휴식하는 모습을 보고 실종자 가족들은 “열심히 하지 않는다”고 불평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그럴 만도 하다. 그러나 30분 원칙을 지키지 않은 대원들이 많아 이미 수십명이 잠수병에 걸렸다. 어지럼증을 느끼고 신체의 일부가 마비되는 증세인데 `감압 체임버'시설이 갖춰져 있는 해군병원에 입원해야 한다. UDT요원 한 명은 허파에 심각한 이상이 생겨 진해에 있는 해군 해양의료원으로 후송되기도 했다. 30분 원칙을 지키라고 아무리 당부를 해도 이를 어기는 대원들이 많고, 산소 부족으로 올라왔다가 산소통을 다시 메고 들어가는 대원들도 많다. 다들 `실종자 가족들의 마음'이 된 것이다.

산소통을 메고 들어가면 30분 작업이지만 배에서 호스를 통해 잠수요원에게 공기를 불어넣어주는 방식으로 하면 1시간 작업을 할 수 있다. `잡고 들어갈 생명줄'과 `공기 주입 줄'이 서로 얽히면 매우 위험하기 때문에 애초에는 병행하지 못했다가 해류가 빨라져가는 다급한 상황에는 이 방법도 채택했다. 민간 머구리가 투입된 것이다. 물살이 비교적 약해지는 소조기는 금방 지나가니 이 때 무리를 해서라도 수색작업을 서두르는 것이다.

잠수부들은 남 모르는 정신적 고통도 겪는다. 꿈에 시신이 나타나 잠을 깨고, 낮에도 시신이 눈앞에 실제 처럼 어른거린다고 한다. 그래서 강이나 바다에서 일하는 사람은 `귀신의 존재'를 인정하고 “익사한 귀신을 여러번 봤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최악의 조건에서 일하는 잠수사들은 이같은 정신질환까지 앓는다. 이들에게 특별수당을 주어 표창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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