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언제까지 슬픔에 빠져 있을 수는 없다. 마음을 추스리고, 나라를 추스려 일으켜 세워야 한다. 대형 참사가 일어날 때 마다 나라 경제가 수렁에 빠진다. 그것은 어느 나라에서나 마찬가지다. 2001년 9·11테러가 일어난 미국의 GDP기준 성장률은 -0.4%로 10년래 최대폭으로 하락했고, 2011년 대지진이 발생한 일본의 4~6월 성장률은 -0.3%로 추락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 경제도 집단 우울증에 빠졌다. 관광, 외식, 광고 등 소비 둔화로 매출이 30%에서 50%까지 떨어졌다고 한다. 이런 분위기가 좀 더 계속되면 파산하는 기업들이 속출할 것이고, 수많은 인력들이 실업할 것이다. 무서운 일이다.
정부도 쇼크를 심하게 받으며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상황이다.`정부책임론`이 비등하는 상황에서 국가경제를 이끌어갈 콘트롤타워가 제대로 작동할 리 없다. 정부가 올해의 경제정책방향에서 경제회복의 모멘텀을 `내수활성화`로 보고 강한 드라이브를 걸었는데, 1분기 민간소비와 설비 투자 증가율은 형편없이 곤두박질쳤다. 항공업계와 여행업계, 숙박업계는 예약취소가 잇따르고, 백화점과 대형마트, 음식점에도 손님이 눈에 띄게 줄었다. 연초에 강하게 밀어붙이던 `경제개혁 3개년 계획`도 추진력을 잃고, `규제개혁`행보도 한동안 숨을 죽일 것이다.
지금은 우리 국민의 위대성이 다시 한번 발휘돼야 할 때이다. 슬픔에 빠져 우리 경제를 침몰시킬 수는 없는 일이다. 슬픔을 딛고 다시 일어서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오히려 희생자들의 고귀한 생명에 대해 `목숨값`을 하는 일일 것이다. 국민은 우선 `내수 살리기`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정부는 하반기에 쓸 재정을 상반기에 좀 더 투자할 필요가 있다. 대형 재난 후에는 피해를 복구하기 위해 투자가 일어나 `V자`곡선을 그으며 회복한 사례가 많다. 우리도 이제 추락하는 나라경제를 추스리는 일에 성심을 모아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