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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맛 마뜩지 못한 포항시장 경선

등록일 2014-05-01 02:01 게재일 2014-05-0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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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장 경선은 경북도내에서도 가장 첨예한 관심사였다. 경북 최대 도시인 이 곳의 상황이 다른 곳의 범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포항시장 새누리당 후보들의 각축전은 상당한 우여곡절을 겪었다. 여성우선 공천지역으로 정해졌다가 남성 후보자들의 반발로 취소되기도 했고, 1차공천 컷아웃을 두고 착신전화 조작 같은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나 또 한 차례 파문이 일어나기도 했다. 그러나 그런 곡절을 겪으면서도 포항시장 후보 경선은 차질 없이 진행됐고, 마침내 이강덕 후보가 공천경선에서 승리했다. 그러나 뒷맛은 마뜩하지 않은 앙금처럼 남아 있다.

금품수수는 `선거의 단골메뉴`다. 받은 금품의 수십배를 물리는 선거법이 있지만 은밀하고도 교묘하게 건네지는 매표행위는 고질병이다. 대구지검에 따르면 선거법 위반으로 입건되거나 내사를 받는 사람 중에서 60%가 금품수수 혐의라 한다. 방생행사 찬조금 명목으로 사찰 신도회 회장에게 돈을 주고, 당비를 대신 내주는 식의 금품살포도 있다. 과거 자유당 부정선거 당시 매표행위는 공공연했고, 특히 선거 전날 밤의 금품살포는 가장 효과적인 매표수단으로 알려졌다. 그래서`돈 없는 후보자`는`돈 많은 후보자`가 선거 전날 돈 뿌리는 것을 막기 위해 운동원 전원을 풀어 철야감시를 시킨 사례도 있었다.

50%대 50%로 공천자를 뽑는 포항과 구미지역의 경우 금권선거의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당원명부가 후보자들에게 전달되고, 당원들을 만날 수도 있다. 여론조사에서 박빙일 경우 당원 투표가 관건이므로 후보자들은 사생결단으로 덤빌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당원명부 공개는 잘못이라는 소리도 나오지만 비밀로 할 경우`당원명단 탐색전`이 또한 치열할 것이고, 결국 명단은 공개되는 것이나 다름 없을 것이다.

우려했던 일이 현실로 나타났다. 가장 높은 인지도를 보였던 공원식 후보가 당원투표 하루 전날 전격 후보사퇴를 했다. 자원봉사자 박모(52)씨가 모 당원에게 돈을 건넨 혐의로 경찰에 긴급체포됐고, 공 후보는 도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캠프에서는 “덫에 치었다”“함정에 빠졌다”“공작에 걸렸다”란 말이 나오는데, 진실과 내막은 아직 오리무중이지만, 언젠가는 밝혀질 것이다.

김정재 후보측은 여론조사 결과와 경선 일정을 모두 변경할 것을 요구하면서 “후보가 2명이 된 상황에서 3명의 조사결과를 반영하면 포항시민의 의사가 왜곡될 우려가 크며, 투표경선을 강행할 경우 신뢰도와 정당성이 훼손될 우려가 있으니 연기하자”고 하지만 새누리당 경북도당은 예정대로 당원투표를 진행시켰다.

선거혼탁도 문제지만 공천이 바로 당선이란 공식도 문제다. 공천이 확정된 이강덕 후보와 무소속 이창균 후보가 6월4일 최후의 대결을 벌일 것인데, 시민들은`현명하고 모범적인 선택`을 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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