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일주일만인 지난달 23~24일 양일간 돌핀호는 6개 기관 단체로 구성된 합동점검단의 긴급안전점검을 받았다. 그 때 경미한 2가지만 지적받았을 뿐 엔진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3월18일에 있었던 한국선급의 점검에서도`이상 없음`이었다. 그런데 돌핀호는 지난 2일 승객 390명을 태우고 울릉도를 출발, 독도로 가던 중 엔진 하나가 고장을 일으켜 회항했다. 한국선급의 `1종 중간검사`는 엔진 부품을 떼내어 살펴보는 항목이 포함된 검사였는데도, 이상을 발견하지 못했다.
세월호 사고 2일 뒤인 지난달 18일, 강원도 묵호항에서 울릉도로 가는 썬플라워호에 탄 한 승객은 “승무원이 구명조끼 착용법 시범도, 구명보트 위치 안내도 하지 않았고, 배 뒤쪽 비상구 문도 잠겨 있었다. 이 여객선은 출발 당시 4개 엔진 중 하나에 이물질이 끼어 있었지만 승객들에게는 알리지 않고 운항했다가 뒤늦게 운항정지된 사실을 알았다”며 고질적인 안전불감증을 성토했다.
서울 지하철 추돌사고와 대구 앞산 케이블카 급발진 사고가 세월호 참사 직후에 발생했다.
`안전선진국`사람들이 한국에 와서 발견한 `안전의식 실종의 현장`에 대한 충고를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화학약품이 가득한 대학 실험실에서 태연히 점심을 먹는 학생들, 오토바이 한 대에 3명이 타고 다니고, 정류장에 버스가 정차하기 전에 승객들이 일어서고, 승객들이 미처 앉기 전에 버스가 출발하고, 운전기사가 난폭운전을 해도 승객 아무도 항의하지 않고 불안한 표정도 짓지 않고 태연한 한국인들, 일본에선 택시를 타면 앞뒤 좌석 모두 안전벨트를 매야 하는데 한국 택시기사는 아무도 충고하지 않고, 심야에는 으레 총알택시로 돌변한다.
영국에선 버스 운전사가 3시간 운전하면 30분을 의무적으로 쉬어야 하고 하루 9시간 이상 운전할 수 없고, 6일간 일하면 하루는 쉬어야 한다. 챠량에 부착된 `타코미터`에 모든 정보가 기록되는데, 위반사항이 발견되면 최고 1개월간 운행정지를 당한다. 미국 뉴욕시 소방당국의 화재 점검은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11개 지역사무소 감독관 350명이 매년 소화기·스프링클러·폭발물·화재경보기 등을 점검한다. 자연재해가 많은 일본의 대피훈련은 어느 나라보다 철저하다. 우리도 이제 안전의식 선진국으로 국격(國格)을 높여가야 하고 `국제적 망신`을 면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