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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과학고`를 살려야 한다

등록일 2014-05-14 02:01 게재일 2014-05-1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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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2년 3월16일 봉화군 서벽리에서 국립백두대간수목원 기공식이 열렸다. 백두대간은 백두산에서 뻗어내린 산맥이 금강산을 거쳐 설악산과 태백산맥으로 이어지는 `한반도의 척추`이다. 태백산에는 신라 최고의 `천제단`이 보존되고 있으며, 단종이 청령포에서 사약을 받은 뒤 `태백산의 산신령`이 됐다는 전설이 서려 있다. 이런 곳에 국립수목원이 조성된다는 것은 역사적·지리적으로 매우 의미 있는 일이며, 협곡철도를 운행해 산림체험관광의 명소로 만들 국책사업이었다.

수목원 조성사업과 보조를 맞춰 교육시설도 새로 갖추어졌다. 기존의 춘양상업고교를 개편해서 `산림과학고`를 발족시킨 것이다. 이 고교는 국내 유일의 산림전문가 양성을 위한 특성화고교이다. 산림자원 관리와 임산물 가공·유통을 공부하는 `산림환경자원과`와 `임산물 유통 정보과`로 나눠 2개 학급이 운영되고 있으며, 1, 2학년 각 50명씩, 3학년 48명 등 총 148명이 현재 공부하고 있다. 전원이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 취업할 전문인력들이다. 이 산림과학고는 그동안 착실한 운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교육부가 선정한 전국 100대 학교문화 선도 학교로 선정됐고, 경북도교육청의 특성화고 기관 평가에서 최우수 학교가 됐다.

그러나 지금 수목원 조성사업이 삐걱거리면서 산림학교 졸업생들의 진로가 차질을 빚게 됐다. 당초 산림청이 주도한 이 사업은 5천여ha의 부지에 3천200여원의 예산을 들여 2014년에 준공하고, 2015년에 개원할 예정이었다. 대규모 사업에는 으레 불측의 이변이 발생할 수 있지만, 시공사가 부도나는 사태를 만나면 참으로 곤혹스럽다. 공정 57%를 남겨둔 시점에서 벽산건설이 컨소시엄에 실패하면서 적자를 이기지 못해 파산하자 산림청은 남해건설에 50%, 부광건설과 삼영건설에 각 25%씩 지분변경 신고를 하고, 공사를 재개했다.

산림청은 이런 사태로 인해 1개월 정도 공기에 차질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 공사는 재개되지 않고 있다. 벽산의 부도처리 이후 하도급 관련 비용 정산이 제대로 되지 못한 탓이다. 장비와 인건비 등에서 시공사와 하청업체 사이의 협의가 원만하지 못해 공사가 발목 잡혀 있는 것이다. 서수태 산림고 교장은 “향토기업인 성창산업 등과도 접촉중에 있고, 산림고 졸업생 취업을 위해 산림관련 기관들과 협의중”이라고 했다. 정부와 강석호 국회의원 등이 백방으로 뛰어서 공사를 진행시켜야 한다.

기후변화지표식물원, 산림종자보존증식시설, 고산식물연구동 등을 갖춘 아시아 최고 수목원, 호랑이숲도 만들어 호랑이 종복원도 시도하려는 이 수목원이 더 이상 난관 없이 완공되어서 산림고 졸업생들이 차질 없이 취업할 수 있도록 많이들 힘을 모아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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