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를 소각하거나 매립하는 처리장 구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혐오시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가연성 쓰레기를 연료로 전기를 생산한다면 이것은 그야말로 1석2조다. 쓰레기 처리문제도 해결하고, 전기도 얻게 되는 것이다. 시설비가 많이 든다는 문제점은 있지만 부산 RDF사업의 경우 5개월만에 흑자로 전환됐다 하니, 이것은 의심할 나위 없이 `남는 장사`다.
쓰레기가 원통형 기계 안에 들어가면 잘게 찢어지고, 광학선별기로 플라스틱을 가려내고, 풍력선별기로 무거운 쓰레기를 선별하고, 비철금속선별기와 자력선별기로 금속을 걸러내는 과정을 거치면 비로소 `연료`가 된다. 이를 900도 열풍이 부는 터널에 뿌려 태우면 그 열기로 보일러 물이 끓고, 증기가 발생해 터빈을 돌리면 전기가 만들어진다. 전기는 시간당 2만5000KW나 생산돼 한국전력에 팔린다. 타고 남은 재는 땅에 묻히고, 다이옥신 같은 유해물질은 활성탄과 중탄산나토륨 등으로 별도 처리하는데, 유해물질 배출은 환경규정치의 10분의 1 수준이라 한다.
포항 RDF사업은 2006년 포스코가 처음 포항시에 제안했고, 포스코건설이 시공을, 포스코에너지가 운영을 맡기로 했는데, 9년이 지난 지금까지 타협을 보지 못하고 있다. 포스코에너지와 산업자원부 사이에 SMP(전력판매 단가) 기준을 놓고 밀고당기는 협상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권오준 회장이 취임하면서 “본연의 철강사업에 집중하고 비핵심사업은 과감하게 정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RDF사업의 운명을 점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특히 쓰레기를 확보하는 문제나 `가보지 않은 길`을 가는 모험을 떠안아야 한다는 회의론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그러나 `부산의 성공경험`이 나와 있는 상황에서 `수익성 문제`는 더 이상 염려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 아닌가.
무엇보다 `막대한 비용을 들여서 처리해야 할`쓰레기를 전기로 환원할 수 있다는 점 하나만으로도 이 사업은 메리트가 엄청나다. 포스코와 산업자원부가 대승적 차원에서 절충점을 찾아야 하고, 포항시가 중간에서 조정역할을 슬기롭게 수행해주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