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부터 경주 마리나리조트 체육관 붕괴로 100여명의 대학 신입생 사상자를 내더니, 4월 중순에 세월호가 어처구니 없이 침몰, 300여명의 목숨을 잃었다. 온 국민이 집단 우울증을 앓는 와중에 서울 지하철이 추돌해 230여명이 부상했다. 모두 어처구니 없는 상식 이하의 사고였다.
올해에는 세계 여기저기서 대형 사고가 연이어 일어난다. 그러니 `별의 배열과 대형사고의 관계`를 말하는 점성술에 생각이 미치는 것이다. 5월 중순에는 터키 이스탄불 소마탄광이 폭발해 302명의 사망 실종자를 냈다. 정부와 당국자들은 “안전관리에 소홀한 적이 없는데, 이상한 사고가 났다”며 사과를 하지 않고, 생존자 구조에도 속도를 내지 않자 유가족들과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쌍동이 형제와 부자간이 함께 당한 경우도 있어서 사람들은 더 안타까워한다. 여기서도 당국이 희생자 수를 축소시키려 하고, 구체적인 사고원인도 밝히지 않아 정부 규탄 시위가 벌어진다. 기업 상점 학교 등은 검은 리본을 내거는 등 국가 전역이 추모분위기를 연출한다.
라오스에서는 항공기가 추락해 승객 49명 전원이 사망했다. 라오스 부총리 등 고위 공직자 17명, 한국인 3명, 프랑스인 7명, 호주인 5명이 숨졌다. 발칸반도에서는 120년만의 대홍수가 와서 수십명이 사망실종했고, 북한에서는 92가구가 사는 23층 아파트가 무너져 수백명의 사상자를 냈다.
평양에서도 중심지인 평천구역의 이 아파트는 북한의 핵심 권력층이 사는 살림집이라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북한 당국은 이례적으로 이 사고를 보도하고, 사과했다. 시골지역에서 일어난 사고였다면 공개도 하지 않고 당국자가 사과도 하지 않는 것이 북한의 관행이었지만, 이번만은 달랐다. 사고 발생 5일만에 관영통신을 통해 이를 보도한 것이다. 북한은 대가족제도의 국가여서 한 가구당 7~8명씩 살고 있는데, 92가구가 산다고 가정하면 희생자는 수백명이 될 것인데, 북한은 피해규모를 밝히지 않고 있다.
세계 여기저기서 대형사고가 빈발한다. 올해는 특별한 경계심을 가지고 안전관리에 최선을 다해야 하겠다. 일본은 유난히 지진이 많고 태풍의 길목이기도 해서 어느 나라보다 재난관리를 잘 하는데, 그 방법을 참고 삼아도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