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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백태·꼴불견 전시장

등록일 2014-05-28 02:01 게재일 2014-05-2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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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지방선거는 그리 요란스럽지 않고, 차분하다.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어 관심을 끌려는 노력은 좋지만 흑색선전, 모함, 유언비어 날조 유포 등 구태 또한 여전하다. 이런 일은 `열세에 몰린 쪽`이 주로 주도하는 것이어서 유권자들이 판별을 잘 해야 한다. 아니면 말고식, 억하심정으로 벌이는 선거운동이 발 붙이지 못하게 하는 힘도 유권자의 현명함에서 나온다.

영천에서는 지게를 지고 선거운동에 나선 후보자가 있다. “영천 발전을 짊어지겠다. 지역 민심을 담을 지게를 지고, 주민들을 만나겠다”며 로고송이나 유세연설 방송 등을 하지 않는다. 선거사무소 개소식 같은 것은 하지 않고, 오토바이를 타고 농로길을 누비는 후보자도 있다. 또 6·4지방선거 날짜를 따서 6보 1배, 4보 1배를 하는 후보자도 있다. 무더운 날씨에 비지땀을 흘리는 모습에서 시민들은 진정성을 느낀다. 한 여성 후보는 한복을 차려 입고 큰절을 하고, 한 여성후보의 남편은 건강이 좋지 않으면서도 아내의 선거운동을 도와 부부애를 과시한다.

도의원 선거에 4번 낙선하고 5번째 도전하는 한 후보는 온 가족이 선거운동에 나서 돈독한 가족애를 보여주었다. 또 한 후보자는 벽보 현수막 공보 등에 일체 얼굴과 경력 등을 소개하지 않고, “오직 희망의 등불이 되겠습니다”란 문구만 강조하고, 어떤 후보자는 `둘리나 짱구` 만화영화 주인공 캐릭터 인형을 내세워 이색적이다. 이런 모습은 선거를 축제의 장으로 만들어가는 일에 도움이 되지만, 다른 한편 추잡한 구태를 그대로 보여주는 행태를 벗어나지 못한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

영덕지역은 `흑색선전의 도가니`가 된 듯하고, 역대 선거를 통틀어 가장 심각한 사례로 기록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고, 경주에서는 한 후보자의 추문을 폭로한다는 주장이 나와 공방전이 치열하고, 상주시에서는 한 후보가 국회의원에게 현금 20억원을 건넸다는 악성 루머가 나와 사법당국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열세에 몰린 측이 막판 뒤집기를 노리는 마타도어를 당국과 유권자들이 정확히 가려내야 한다. 그래서 흑색선전으로는 결코 당선될 수 없는 선거풍토를 만들어가야 한다.

선거벽보를 훼손시키는 행위가 아직 고쳐지지 않고 있다. 과거에는 먹칠을 하는 수준이었으나, 지금은 문구를 적어 넣는데, 지지하는 후보에는 좋은 문구를, 아닌 후보에는 비방의 글을 써놓는다. 벽보훼손행위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400만원 이하의 벌금이라는 엄한 처벌법이 있는데, 당국은 이런 범법자를 철저히 가려내 응징해야 한다. 또 한편 선거홍보차량이 차선 하나를 독차지하고 있어서 교통흐름을 방해하는 일도 빈번한데, 시민불편을 초래하는 행위는 선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눈살 찌푸려지는 모습들이 사라지게 하려면 시민의식이 우선 성숙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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