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막바지에 유권자들이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증거 없는 네거티브`이다. 누가 더 `더러운 무기`를 많이 동원하는가를 판별해 보아야 한다. 인물과 정책에서 밀리는 후보일 수록 음해와 공격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공격은 최상의 방어라 해서 유리한 고지를 점한 후보자들까지 공격용 무기를 사용한다. 그래서 선거는 점점 혼탁해지고, 민주주의의 꽃이 아니라 쓰레기란 소리도 나온다.
사법당국의 통계를 보면 올해의 지방선거의 혼탁도를 알 수 있다. 대구지역은 2010년 지난번에 비해 선거사범이 10% 가량 늘었고, 경북지역은 탈·불법 선거사범이 20% 이상 늘었다. 세월호 사고 이후 정부여당에 대한 실망감이 겹쳤고, 새누리당의 `부산 가덕도 신공항 유치 결의문` 발표가 대구 경북지역의 표심을 뒤흔들었다. 여당 주요 당직자들과 부산지역 의원 16명이 28일 부산 가덕도에서 신공항 유치 다짐 결의문을 냈다. 서병수 후보가 오거돈 후보를 반드시 이겨야 하겠다는 의지인데, 대구 경북의 표심에 대한 고려는 없었던 것이다.
대구시장을 놓고 격돌을 벌이는 중인 새누리당 권영진 후보는 새정치민주연합 김부겸 후보에 대해 “2012년 대선때 문재인 후보의 가덕도 신공항 발언에 대해 김부겸 후보가 동조했다”고 했고, 김부겸 후보는 “명백한 거짓말”이라고 반격했다. 통진당 대구시당 측은 “강대식 동구청장 후보자는 `유언비어로 국가를 전복시키려는 세력, 지금의 정부를 독재라고 말하는 무리가 있다, 6·4선거로 심판하자`고 했는데, 구태의연한 색깔론을 그만두라”고 했다. 경주시장 선거에는 불륜설, 사퇴·사과 요구, 공직자의 협박, 법적 대응 등으로 역대 최악의 선거판을 만들고 있다. 영덕은 금전살포설로 맞고소 고발이 이어져 혼탁이 극에 달한다.
이런 꼴이 보기 싫어서 아예 선거에 무관심한 유권자들이 있는데, 그것은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 지금 우리나라가 당면한 최대의 과업이 규제 개혁과 부패방지법이다. 어느 후보가 이 문제를 가장 열심히 거론했는지 살펴서 그를 선택하는`인물과 정책`에 대한 투표를 해야 한다. 그것이 국민된 도리를 다 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