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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문화는 민족정신의 모체

등록일 2014-06-05 01:33 게재일 2014-06-0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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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소득 2만 달러를 넘어서면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자신의 뿌리`를 돌아볼 여유를 갖게 된 것이다. 근래 들어 박물관에 대한 인식이 고양됐고, 문화유적을 찾아 역사를 공부하는 인구가 늘어났다. 일본에는 마을마다 공원이 있고, 공원속에는 마을박물관이 있는데, 어머니들은 아이들의 손을 잡고 박물관 찾기를 즐겨한다. 아이들의 마음에 `민족자긍심`을 심어주기 위함이다. “우리 민족문화 속에 이렇게 위대한 부분도 있었구나”하고 깨닫게 하는 일은 최상의 국민 인성교육이다.

포항문화원(원장 권창호)은 학생들과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전통문화 강의와 답사를 꾸준히 하고 있다. `경북 선비문화아카데미 탐방`과 `청소년 역사기행 문화유적 탐방`이 그것이다. 선비문화아케데미는 13회의 강의와 3회의 현장 답사를 하는데, 성균관, 종묘, 창덕 고궁 등 유교문화의 현장이 대상이다. 또 청소년역사기행은 선사시대부터 현대까지 우리나라 역사를 관통하는 유적 유물들의 현장을 답사하는데, 문화유산해설사들이 배치돼 있어서 재미 있는 역사공부를 할 수 있다.

유네스코는 `세계문화유산 등재`라는 제도를 통해 `세계가 영구히 보존해야 할 문화유산`을 지정해 예산을 지원해가면서 보존 유지에 힘쓰고 있고, 우리나라도 상당수의 유물 유적이 등재돼 있는데, 그 중에서 민속마을로 등재된 곳이 안동 하회마을과 경주 양동마을이다. 이 두 마을은 영구히 전통민속마을로 유지될 것이다. 그런데 하회마을에서 문제가 생겼다. 바로 `엔진을 단 목선`과 불법 선착장 시설이다. 만송정 솔밭에서 부용대 절경까지의 뱃길은 옛 선비정신이 깃든 명승인데, 이것이 그만 장삿속에 희생양이 된 것이다. 생각 짧은 장사치들의 잇속챙기기와 행정기관의 방심이 민속마을의 원형을 버려놓았다.

최근 안동시는 문제점을 인식하고, 전통방식 그대로의 나룻배를 운항하기로 결정했다.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지 않은 불법 선착장은 철거됐다. 나룻배를 교통수단이 아닌 관광자원으로 만들겠다는 것인데, 진작에 왜 그 생각을 못했는지. 하회마을은 `절대 문화재 보존지역`이어서 현상 변경은 엄격히 제한돼 있다는 것을 안동의 공직자들이 왜 알지 못했는지. 불가피하게 현상변경을 해야 할 경우에도 문화재청의 자문을 받거나 인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것을 왜 몰랐는지. 만시지탄이 없지 않다.

1950년대의 사진 한 장이 좋은 참고자료가 된다. 안동 하회마을, 포항 내연산 계곡, 청송 주왕산, 예천 회룡포와 삼강나루, 문경 새재, 강원도 설악산과 금강산 등이 당시 대표적 유람지였는데, 안동 하회 낙동강에서 노젓는 목선 뱃사공의 모습은 복원·보존해야 할 전통문화이다. 몰라서 저지른 실수가 다시 없도록, 문화재청이 전문지식을 활용해서 잘 지도 자문해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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