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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지도자들에 대한 당부

등록일 2014-06-05 01:33 게재일 2014-06-0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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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지도자들이 뽑혔다. 특히 김범일 전 대구시장과 박승호 전 포항시장은 후진들에게 기회를 주는 아름다운 퇴장을 했다. 둘은 실로 눈부신 업적을 남겼다.“공무원들이 고달파야 시민이 행복하다”면서 직원들을 많이 고생시킨 시장들이었다. 덕분에 공직사회가 확연히 바뀌었다. 그러나 두 시장은 “공직자는 나아갈 때와 물러날 때를 잘 가려야 한다”는 귀거래(歸去來)정신을 발휘했다. 새로 뽑힌 지도자들도 이 정신을 본받기 바란다.

정의화 신임 국회의장은 취임 첫 기자회견에서 “의회 민주주의 국가의 기본 원칙은 모든 의결사항이 재적 과반수라는 것인데, 국회의원 60%이상의 동의가 있어야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도록 한 국회선진화법은 문제”라며 “이 법을 어떻게 개정할 수 있을 지 법률 검토를 시작하겠다”고 했다. 이름은 `국회선진화법`이지만, 사실상은 식물국회법, 국회개점휴업법, 국회의원 무노동 유보수법, 국회 발목잡기 족쇄법, 국가발전 저해법 등등 좋지 않은 별명만 잔뜩 붙은 악법이었다. 정 신임 국회의장은 국회선진화법 통과를 주도한 황우여 새누리당 전 대표와 국회의장 경선에 맞붙었을 때도 “국회의장이 되면 국회선진화법을 개정 보완할 것”을 강조했었는데, 향후 그의 정치력을 지켜볼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신임 지도자들은 선임들의 사업을 깎아내리거나 묻어버리는 경우를 많이 본다. 국회선진화법 같은 악법은 당연히 폐지시켜야 하겠지만 좋은 정책은 계속 이어가는 것이 좋다. 박승호 전 포항시장은 포항운하 일대에서 열린 해변마라톤에 참가해 재임시절 추진했던 감사운동에 대한 소회를 토로했다.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선 창의적인 교육과 인성교육이 매우 중요하다. 감사운동은 학생들의 인성 함양에 최고의 교육이다. 하지만 일선에서 물러난 뒤 포항시 감사운동이 주춤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며 서운해 했다.

성서에도 “범사에 감사하라”고 했다. 도심의 등산로에는 감사에 관한 명언들이 적힌 팻말들이 붙어 있어서 시민들의 마음에 무언의 양식이 되고 있으며, 다른 자치단체들도 이 운동을 `본받을만한 대표적 시민운동`으로 존중한다. “생명을 받아 사람으로 태어난 것 자체가 감사한 일”이다. 감사할 일은 도처에 있다. `감사`란 말이 입에 익어 습관이 되면 남도 즐겁게 하고 자신의 마음도 편해진다. `감사`는 `공기`처럼 값 없이 유익하다. 이런 감사운동이 시장 바뀌었다고 해서 시들해진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김범일 전 대구시장은 8년간 엄청난 변화를 이뤄냈다. 그 변화의 물결이 여기서 중단돼서는 안된다. 규제개혁과 관피아 척결이라는 혁명적 과업을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신임 대구시장은 전임 시장의 업적을 허실 없이 이어가는`행정의 지속성`을 보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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