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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충일 노래`라도 아는지

등록일 2014-06-06 02:01 게재일 2014-06-06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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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회 현충일을 맞는다. 오전 9시55분에 5분간 사이렌이 울리고 묵념을 하는 날 정도로만 알고 있는 국민이 많을 것이고,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분들을 추모하는 날이라는 것 정도는 알 것이다. 그러나 그뿐 `하루 노는 날`이니, 놀러 갈 계획이나 세운다. 어느 나라든 순국선열은 있고, 전쟁 치르지 않은 나라가 없으니 전몰 장병 추념 행사는 다 한다. 미국은 남북전쟁 후 전몰 장병들을 추모하는 기념식을 매년 5월 마지막 월요일에 워싱턴 D C 알링턴묘지에서 거행한다. 우리나라는 매년 6월6일 서울 동작동 현충원에서 추모행사를 한다.

이승만 초대 대통령이 6월 6일을 현충일로 지정했다. 6·25 휴전협정을 체결한지 3년후인 1956년 4월에 국가공휴일에 관한 정부규정이 정해진 것이다. 6·25기념일은 전몰 남한 장병들만을 위한 추모일이고,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전사자들, 동학혁명 희생자들, 일제 강점과 독립운동 순국열사들을 추모하고 영령을 위로하는 `총체적 국가 제삿날`을 따로 정한 것이 `현충일`이다.

현충일은 24절기 중 망종(芒種)과 관련이 있다. 망종은 보리를 수확하고, 벼 모내기를 하는 절기이다. 그 때 우리 조상들은 보리수확을 감사하고, 벼 풍년을 기원하는 천제(天祭)를 올렸다. 바로 국가적 감사·기원제의 날인 것이다. 그리고 6월에는 남북전쟁이 있었던 해이니, 순국선열과 전몰 장병을 기리기 적당한 달이다. 공교롭게도 1956년 6월6일이 망종날이었다. 여러모로 보아 이 날을 현충일로 정해서 `국가제삿날`로 삼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래서 정부 문서에는 현충일 제정에 대해 “국권 회복을 위해 헌신 희생하신 순국선열과 전몰 호국 용사의 숭고한 애국 애족정신을 기리고 명복을 빌기 위함”이라 했다.

모든 기념일에는 `기념일 노래`가 있고, 예전에는 초등학교에서 그 노래들을 반드시 가르쳤으며, 전교생이 운동장에서 제창했다. 그래서 고령자들은 대부분 각종 기념일노래를 기억한다. `현충일 노래`는 `지조론`이라는 명저를 쓰고, 명시`승무`를 지은 조지훈 선생이 노랫말을 짓고, 작곡가 임원식 선생이 곡을 붙였다. 가사와 곡이 너무나 감동적이어서 노래 부르면서 눈물짓지 않는 학생이 없었다.

“겨레와 나라 위해 목숨을 바치니/그 정성 영원히 조국을 지키네/조국의 산하여, 용사를 잠재우소서/충혼은 영원히 겨레 가슴에/ 님들은 불멸하는 민족혼의 상징/날이 갈수록 아 그 충성 새로워라”

이 현충일 노래를 요즘은 학교에서 제대로 가르치는지 모르겠다. 공자(孔子)는 음악이 정신을 다스린다고 생각하고, 제자 교육에 사용했다. 현충일 노래는 나라 사랑의 정신을 가꾸어주는 요체가 된다. 국가관 교육과 인성교육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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