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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미예술제`에 대한 관심

등록일 2014-06-13 02:01 게재일 2014-06-1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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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해가 떠오르는 호미곶, 일제가 `토끼꼬리`라 불렀지만 `호랑이꼬리`란 본래 이름을 되찾았으며, 한반도에서 가장 넓은 영일만과 가장 큰 호미곶과 구룡포 일대의 명승지를 품고 있는 이 지역은 지난 20여년간 많은 변모를 보였다. 정부는 이 곳을 `한민족 해맞이광장`으로 지정해 예산을 지원했다. `상생의 손` 두 개를 설치했고, 한국에서 가장 큰 솥이 걸려 있다. 한국 최초의 등대와 등대박물관이 있고, 풍력발전기 한 대도 구경거리다.

영일호미수회가 이 호미곶에 소나무를 심기 시작한 것은 25년 전부터이고, 매년 호미예술제를 거행한 것은 20년 전부터다. 악명 높은 구만리 바람 때문에 나무가 살 수 없다 했지만 호미수회는 방풍망을 설치해 문제를 해결, 수년 내로 울창한 숲이 될 것이다. 그리고 숱한 역사와 전설이 숨어 있는 이 곳은 문화와 예술이 숨 쉴 여건이 잘 마련돼 있다는 점에 착안해서 호미수회가 매년 호미예술제를 개최해 왔는데, 근래들어 `포항시 전체의 잔치` 수준으로 격상시켰다.

포스코와 포항시의 지원에 힘 입었지만 서상은 회장과 호미수회 회원들, 지역민들의 열정이 맺은 결실이다. 영일만 지역에는 `연오랑 세오녀`역사, `황보 인 대감과 손자 단과 충비 단량` 이야기, 일본 탐사선 침몰과 등대 설립 일화, 청어 산란지와 과메기의 유래, 구룡포의 아홉 마리 용에 얽힌 전설, 장기면의 말목장과 뇌성산과 장기읍성과 뇌록, 유배왔던 송우암과 정다산에 얽힌 이야기 등등 수많은 이야기가 스며 있는 곳이 호미곶 일대이다.

스토리텔링이 요즘의 화두인데, 이렇게 많은 스토리를 품은 호미곶 일대가 무심한 세월속에 그냥 흘러가게 놓아두는 것은 무형자산의 낭비이다. 독일 라인강변의 로렐라이 언덕은 전설 하나 가지고 세계적인 관광명소가 됐다. 많은 시인 화가 음악가들이 그 전설을 소재로 작품을 제작했고, 그 작품들은 세계로 번져나가 로렐라이 언덕을 굴지의 관광명소로 만든 것이다. 그에 비하면 호미곶 일대에 널린 작품의 소재는 차고 넘친다 해도 좋을 것이다. `호미예술제`는 문화예술의 소재들을 십분 활용해서 이 일대를 포항의 관광명소로 만들고, 전국의 관광객을 끌어모으고, 외국 관광객들까지 매력을 느끼는 곳으로 만들겠다는 꿈을 지금 실현시켜가고 있는 것이다.

14일과 15일 양일간에 펼쳐지는 올해 호미예술제는 세월호 사건도 있고 해서 요란한 소리는 내지 않고 차분하지만 내실 있는 행사로 진행할 것이다. 흑구문학상 시상식, 중국 길림성 연변 문학 소개, 지식문화포럼에서는 수준 높은 고담준론이 펼쳐질 것이다. 포항 시민과 관광객들의 많은 참여를 기대한다. 그래서 호미곶이 명실공히 한민족해맞이광장으로서 포항의 대표적 관광명소가 되게 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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