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정부시절에는 서해안에 투자가 집중됐었고, 동해안은 소외됐다. 자원의 분산보다 집중이 효율적이라는 이유였다. 이제 집중투자의 순번이 동해안으로 돌아올 시점이다. 경제 부총리와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을 경북지역 출신 의원으로 선발하는 것도 그 같은 뜻이라 해석된다. 정희수 의원은 “포항 항만을 국제물류항으로 역할을 하도록 장기적 검토가 있어야 한다. 이는 대구와 경북이 함께 살아갈 원동력이 될 것”이라면서 “미래에 포항항에 새로운 국제항이 들어선다면 포항이 하나의 관문으로 대구와 경북 내륙을 연결시킬 것”이라 했다.
지금까지 대구 경북의 상당한 물동량이 부산항을 이용했는데, 북극항로가 개척되면 러시아 등 환태평양권으로 향하는 물동량은 포항항으로 몰릴 가능성이 높다. 물류비와 운송시간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미 포항~대구간 고속도로는 개설돼 있고, 조만간 KTX가 개통되고, 동부선 철도가 보완되고, 포항공항과 함께 향후 남부권 신공항이 실현되면 포항은 교통의 오지가 아니라 환태평양 물류의 중심항이 되고, 경북 대구가 세계로 뻗어나갈 관문이 될 것이다.
박명재 의원(포항 남·울릉)도 “현재의 영일만항은 인프라가 갖춰져 있어서 발전 가능성이 있다”면서 “포항이 국제물류항으로의 기능만이 아니라, 환태평양 권역의 발전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할 것”이라 했고,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대구와 경북의 물동량만으로도 국제물류항으로의 기능을 가질 수 있다. 환동해 거점항으로 만들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포항항의 찬란한 미래를 제시한 덕담들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포항에는 새로운 걱정거리가 생겼다.
7월부터 국방부가 포항공항 활주로 재포장공사를 벌이는데, 1년 6개월 간 공항이 폐쇄된다는 것이다. 또 설상가상으로 KTX 개통이 3~4개월 늦춰질 것이라 한다. 한꺼번에 두 가지의 교통 운송 수단이 사라지는 것이다. 세월호 사건 이후 국토부는 안전 강화 지침을 내려보냈고, 점검 후 문제가 발견되면 개통 시점은 더 늦춰질 수도 있다. 장기간 공항이 폐쇄되면 하루 평균 687명의 발이 묶이게 되고, 물동량 900여t도 다른 운송수단을 찾아야 한다. 공항 활주로 공사가 그리 다급하지 않다면 KTX 개통 이후로 미루면 될 것이 아닌가. 포항시장이 국방부와 잘 협의해서 해결의 길을 찾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