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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질적인 안전불감증

등록일 2014-06-16 02:01 게재일 2014-06-1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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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우리는 `성장`을 얻고 `안전`을 버렸지만 지금은 안전을 되찾아야 할 시점이다. 그래서 과거의 내무부를 `행정안전부`라 고쳐 `안전`을 포함시켰고, 그것도 모자라 `안전`을 앞세워 `안전행정부`로 이름을 또 고쳤다. 사회안전망을 탄탄히 구축하겠다는 뜻이지만 `의식 안전망`은 여전히 허술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의식에 대변혁이 오고 있지만 우리 사회 구석구석에 잔존해 있는 안전불감증은 그리 쉽게 씻겨나가지 않는다. 물론 하루 아침에 변화가 오지는 않겠지만 지금 나타나는 현상을 보면 “이것도 고질병이구나”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운전중에 통화를 하거나 DMB를 시청하는 것은 음주 운전이나 졸음 운전보다 위험하다는 것은 실험을 통해 입증된 사실이다. 그런데 운전중 DMB를 켜놓는 운전자들이 많다고 한다. 한 택시 기사는 승객이 지적을 하자 “승객들이 심심하기 때문에 DMB를 틀어놓은 것이며, 위험하지도 않고 경찰이 단속도 못 한다”고 하더란다. 달리는 차에서 DMB를 시청하는지 밖에서 식별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도로교통법에는 차량 운행중 영상물을 시청하다가 적발되면 범칙금 6만원에 최대 15점 벌점이 부과되지만 적발이 거의 불가능하니, 있으나 마나 한 법규가 돼버렸다. 운전자의 의식이 변해야 할 사항이다.

포항과학기술고등학교 신축 공사 현장에서 비계가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해 건설현장의 안전불감증이 여전함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구룡포리에서 발생한 사고인데, 사고 발생 시각에 현장 근로자들이 휴식중이었고, 마침 현장을 지나는 행인이나 차량이 없어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그것은 순전한 `행운`이었을 뿐이다. 작업중이었으면 어쩔 뻔 했나. 아찔한 일이다. 공사현장에서 `요행`만을 바랄 수는 없는 일이다. 사고원인을 조사해서 문책해야 할 사건이다.

개관한 지 9개월 밖에 되지 않은 포항평생교육원 입구의 보도블럭이 심한 요철현상을 보이고 있으며, 길 모퉁이 한켠에 설치된 배수관은 지반이 크게 침하돼 있어 행인들에게 큰 불편을 줄 뿐 아니라 사고위험도 높다. 특히 영어 도서관과 장난감 도서관은 어린이들이 자주 이용하는데, 아이들이 위험에 노출돼 학부모들이 크게 걱정하고 있다. 이곳은 무논과 갯벌이어서 지반이 무른 곳인데, 연약지반에 대한 보강공사 없이 보도블럭을 깐 것이 원인이라 한다. 장마가 오기 전에 보완을 해야 할 일이다.

포항 운하관 주차장에 크레인, 덤프트럭이 주차하고 있어 관광지 이미지를 훼손하고 있으며, 시야를 가려 사고위험도 높다. `건설기계 및 화물차 주정차 금지`라 쓴 표지판이 서 있지만 무용지물이다. 사고는 규칙을 지키지 않는데서 비롯된다는 점을 인식하고, 철저히 단속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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