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의 SOC사업에 비상이 걸렸다. 올 연말에 개통될 예정이던 KTX 포항노선이 예산 때문에 3개월 가량 연기되었다. 또 동해중부선(포항~삼척) 철도 부설도 차질이 예상된다. 총 2조9천7백여억 원이 투입돼 2018년 완공 예정으로 2002년 착공했던 사업이고, 현재 27%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는데, 예산 삭감과 공기 연장은 불가피해 보인다. 또 상주~영덕간 동서4축 고속도로 건설은 현재 58%의 공정을 보이고 있는데, 2016년 완공계획도 수정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외에도 대구도시철도 1호선 하양 연장도 불투명하며,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김천~거제간 남부내륙선 철도 부설은 공사 자체가 연기될 가능성도 있다.
포항시는 내년도 국비 확보 사업 42건과 신규 시책 30건 등 총 72건에 1조6천498억원의 국비 예산 확보 계획을 세워놓고 있는데, 박승호 전 시장의 조기 사퇴로 행정공백이 길어졌다. 이강덕 당선인은 당선자 사무실로 출근한 첫날 국비예산 확보 업무부터 먼저 보고해줄 것을 요청할 정도로 다급한 과제가 됐다. 이에 김재홍 부시장을 비롯한 예산실무팀을 구성해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기획재정부를 찾아 국비 확보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리고 이 당선인은 “당선자 신분으로 정부부처를 찾아가 최대한 예산을 따내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 당선인은 오래 중앙부서에서 일한 경륜이 있고, 상당한 인맥을 형성해놓은 행정인이다. 유능한 지자체 장이란 국가예산을 얼마나 많이 따오느냐로 평가되는 것이 예사인데, 이번 국비 확보 실적이 이 당선자의 첫 시험대가 될 수 있겠다.
3선에 여유 있게 성공한 김관용 경북지사는 매우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지방자치의 역사가 20년이 됐지만 재정과 권한은 여전히 중앙정부가 쥐고 있다. 지방자치법을 개정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중앙정부와 자치단체의 협치도 필요하다. 중앙정부를 집요하게 설득할 생각이다” 광역자치단체장들이 힘을 모아서 진정한 지방자치를 이룬다면 지자체장들의 수고도 많이 줄어들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먼 훗날에나 실현될 일이고, 당장은 중앙부서에 간절히 매달릴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