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모순이 발생한다. 경제는 발전하고, 의료수준은 높아가고, 생활은 향상되니 평균수명은 계속 늘고 따라서 노인인구도 늘어난다. 노인이 박대당하는 시대에 노인인구는 많아지는 모순이다. 그러니 부모 자식간에 갈등 마찰을 빚는 가정도 늘어난다. 이 노인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노인문제를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이것이 답이고, 1981년에 `노인복지법`이 제정됐다. 노인연금제도 실시, 경로우대제 혁신, 노인복지시설 확충, 노인복지예산 증가 등이 법의 내용이다.
그러나 법의 목적을 이루려면 아직 많은 세월이 필요하다. 우리보다 먼저 고령화시대를 맞은 일본도 미흡하기는 마찬가지다. 일본에서는 종일 도로가에 나와 앉아 있는 노인들이 많다고 한다. 자동차가 오면 뛰어들어 상해보상금을 받기 위함이다. 간혹 목숨을 잃기도 하지만, “곧 죽을 목숨 좀 일찍 가면 어떠냐”하는 생각으로 자해를 한다는 데, 우리나라는 아직 거기까지 가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우리나라 노인도 4고(苦)를 안고 산다. 건강악화, 경제적 빈곤, 외로움, 사회적 소외 등 4고를 견디다 못해 자살하는 노인들이 많다. 이 같은 노인의 고통을 경감시킬 수 있는 방법이 공동체생활과 사회적 활동이다.
노인복지시설에 나가 남들과 어울리고 무언가를 배우며 두뇌활동을 하고 용돈이라도 버는 경제활동도 하는 것이 집에 가만히 있는 것보다 평균수명을 2배 늘린다는 연구도 있다. 지역마다 시니어클럽을 운영하면서 노인일자리를 만들거나 대규모 복지시설을 지어 가르치면서 쉼터 등 편의를 제공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경로당`이 너무 많은 것은 분명 문제다. 경로당 수가 행정단위 동네 수보다 많은 곳도 있고, 일부 경로당은 연중 한 두차례만 사용하고, 줄곧 폐가처럼 비어 있다. 그러나 경로당 운영비와 냉·난방비, TV수신료, 수리비 등 복지예산이 적잖이 들어간다.
쓰레기매립장 인센티브로, 단체장의 선심성 행정과 보건복지부의 느슨한 규제 등이 경로당 난립의 원인이다. 이에 상주시는 신축을 억제하고, 대규모 경로당 대신 소규모 `삼백사랑채`를 지어 좋은 반응을 얻었다.
가뜩이나 복지예산 증가로 인해 SOC사업에 차질을 빚는데, 경로당보다는 노인들이 재능개발이나 봉사 등 활동할 아이템을 많이 개발하는 것이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