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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매너와 외교 반칙

등록일 2014-06-24 02:01 게재일 2014-06-2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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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축구선수들은 신체적 기능이 뛰어나 선진국 기술만 접목하면 세계 축구를 석권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었다. 그러나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서 그런 기대는 무너졌다. 지금까지 1승1무4패의 초라한 전적을 기록하고, 게다가 상대 선수를 팔꿈치로 가격해 퇴장당하고, 같은 팀 선수에 박치기를 하는 등 자중지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카메룬은 크로아티아와의 접전에서 0-4로 참패하고, 국제적 망신까지 샀다.

카메룬의 알렉스 송 선수의 삼촌도 1994년 미국 월드컵과 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난폭한 행동으로 퇴장당한 적이 있었다. 가문 자체가 `폭력 DNA`를 타고난 모양이다. 카메룬은 또 후반전에서 공격수와 수비수 사이에 `내란`이 벌어졌다. 결국 카메룬은 전반전에서 1골, 후반전에서 무려 3골을 내주며 참패했고, 국제적 망신까지 사면서 16강에도 들지 못했다.

카메룬 선수들은 보너스 지급 문제로 정부와 갈등을 빚어 파업을 벌이기도 했고, 감독이 경기를 앞두고 팀을 떠나 잠적했다가 돌아오는 해프닝을 벌이기도 했다. 아프리카나 남미에서는 축구선수로 출세하는 것이 신분상승의 가장 유력한 길인데 이런 메너는 제 발등을 찍는 짓이고 국제적으로도 따돌림을 당하기 십상이다. 경기에도 참패하고 스포츠맨십까지 훼손을 당하니 결국 2중 참패를 당한 꼴이다. 경기에 지더라도 `깨끗하게` 지면 오히려 박수를 받는 것이 스포츠의 세계이다.

반칙과 메너 불량은 스프츠계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정치 외교의 세계에서도 그런 일은 드물지 않게 보인다. 특히 일본의 외교를 보면 `섬나라 소인배 근성`이 잘 나타난다. 아베정부는 최근 `위안부 문제를 둘러싼 일·한간 협의 경위`라는 보고서를 내놨다. 고노담화에 `문제점`이 있다는 것이었다. 보고서는 “한국이 담화 발표 전 일부 내용을 구체적으로 수정할 것을 희망했다”고 말하고, 당초 일본측의 원안에는 위안소 설치의 주체가 `군 당국의 의향을 받은 업자`였으나 수정 문안에는 `의향`이 `요청`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또 위안부 강제동원 경위에 대해서도 “감언, 강압 등에 의해 모두 본인들의 의사에 반해”라는 부분도 양국 간 수정 과정을 거쳤다고 보고서는 주장했다. 그리고 “양국 정부가 수정에 대해 언론에 일체 밝히지 말 것”을 합의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런 보고서는 일본의 `일방적 검증`이었다는 점에서 우리정부는 “전혀 사실이 아니고, 고노담화의 신뢰성을 훼손하려는 의도”라고 했다. 이는 명백히 `아베정권의 외교반칙”이다.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는 동남아 여러 피해국들이 명백한 증거를 가지고 있다. 일본은 카메룬이 저지른 폭력·반칙·참패를 고스란히 외교에 가져왔다. 자신의 치부를 감추려는 몸부림이 오히려 망신과 고립을 자초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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