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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운하 부지의 용도변경

등록일 2014-06-25 02:01 게재일 2014-06-2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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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운하 크루즈선은 인기가 높은데, 주변 상가부지 매각은 얼어붙었다. 주변 부지를 LH에 넘기는 조건으로 LH가 800억원을 투자했는데, 땅이 전혀 팔리지 않는다. 적자가 많이 누적된 공기업으로 분류되는 LH인데 포항운하 사업에서까지 투자비를 회수하지 못하고 있으니 걱정이다. 대책을 세워야 할 일인데 `부지의 위치별 용도`를 특정한 것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당초 이 일대 상업지구를 일괄 매각하겠다는 계획은 너무 낙관적이었다. 운하만 개통되면 곧장 원매자가 나타날 것이라는 예상은 완전 빗나갔다. 경기 침체기에 세월호 참사까지 겹쳐 경기는 더 얼어붙었으니 선뜻 대규모 투자에 나설 기업이 없었다. 그렇다고 무한정 기다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결국 LH 포항사업단은 일괄매각이 아니라 개별 공개입찰을 하겠다고 했다.

매각 대상 상업지구는 총 28필지, 3만3천㎡인데 휴양시설(숙박) 2필지, 유희시설(워터파크 및 편익시설) 1필지, 특수시설(테마파크 및 편익시설) 1필지, 편익시설(수변상가) 24필지 등이다. 또 구역별로 용도가 특정돼 있어서 편익시설에는 커피숍, 상가, 호프집, 식당 등만 들어갈 수 있고 단란주점 노래방 룸살롱 바 등 유흥시설은 입주할 수 없도록 했다. 관광지에 유흥시설이 없다. 관광지란 다소 흥청거리는 분위기도 있고, 주위에 있는 죽도시장과 함께 전통시장의 분위기도 살려야 제격이다.

그러나 포항시는 당초 `품위`를 너무 강조한 측면이 있다. 포항운하 주변은 생태계 복원케이스여서 포항의 이미지를 제고시켜야 한다며 업종 선정에 경직적이었다. 그러나 품위만 너무 앞세우면 `손님`이 적고, 결국 상업성이 떨어지니 투자자들이 선뜻 손을 내밀지 않는 것이다. 이 문제와 관련해서 하나의 좋은 사례가 있다. 서울 세종문화회관이 당초 품위만을 강조해 “대중가수를 무대에 세우지 않는다”는 윈칙을 세웠다. 그렇게 되니 만성적인 적자를 면할 수 없었다. 몇 년이 지난 후 결국 세종문화회관은 `국민가수`라 불리우는 이미자, 조용필, 세시봉 등에 대관(貸館)을 허용해 적자를 메웠다.

포항시는 운하 주변이 유흥 환락가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음을 걱정하는데, 그렇게 극단적으로만 생각할 것이 아니고 `어느 정도 품위를 유지하면서 다소 흥청거리는 분위기도 만들 방법`을 찾으면 될 일이다. 지역별 땅값이 차이가 나는데, 운하 주변 목 좋은 곳은 비쌀 것이고 외진곳은 쌀 것이니 외져서 잘 팔리지 않는 부지에 단란주점·바·노래방 등을 입주시키면 될 일이 아닌가. 이 문제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이 주제 발표를 하고, 일반 시민들이 대거 참여해 의견을 제시하는 토론회를 열어볼 만 하다. 그리고 투자 가능성이 있는 기업인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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