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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츠버그 부침(浮沈)의 교훈

등록일 2014-06-26 02:01 게재일 2014-06-2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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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츠버그대 마크 노덴버그 총장이 포항에서 피츠버그시의 경험을 이야기했다. 이 도시는 100년 이상 제조업 중심으로 호황을 누렸지만 1980년 초 포항제철소 등 후발주자들의 맹렬한 추격에 밀려 철강경기는 쇠퇴했고, 83년부터 시민들은 더 이상 희망이 없다며 도시를 떠났다. 그러나 지난 30년 간 피츠버그대학교를 중심으로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했으며, 지금은 산업다각화를 통해 새로이 부활하고 있다.

피츠버그시는 현재 R&D, 바이오 메디컬 분야에 특장을 보이고 있다. 소아마비, 백신 분야와 수술분야, 약물분야에서 우수하다. 세계 최초로 피츠버그대는 장기 이식수술을 성공시켰고, 알츠하이머병 조기 진단약품을 개발했고, 사지 마비나 절단된 환자가 뇌파를 활용한 로봇으로 움직이는 기술이 개발돼 국제뉴스를 탔다. 제조, 에너지, 보건, 생명공학, 정보기술에 집중 투자한 결과였다. 대학은 열정적으로 연구에 매진했고, 정부가 적극 지원했으며, 기업들이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한 그 결과물이 바로 `피츠버그의 화려한 부활`이었다.

연구개발투자는 시너지효과를 보여 새로운 기업을 불러들였다. 세계적인 기업인 구글도 피츠버그에 둥지를 틀었다. 대학이 길러낸 우수 인력에 끌린 것이다. 유입된 기업들은 한결같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결국 피츠버그시는 대학이 중심이 돼 다시 일으켜 세워진 도시이고, 철강도시에서 지식 기반 도시로 변모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경험은 `포항위기`를 해결할 대안이 되기에 충분하다.

포스텍 산하에 가속기연구소가 있고, 경주에는 양성자가속기가 있으며, 그 외에도 포스텍 안에 `아시아·태평양 이론물리센터`가 있는데, 현재 13개국 연구진이 와 있는 국내 유일의 국제 이론물리학연구소이다. 또 수년전 독일 막스프랑크연구소도 포스텍에 `atto조 과학 및 복합물질 연구센터`를 설치했다. 보건의료·생명공학·환경·로봇 등 다양한 연구에 매진하면서 상당한 연구성과도 내고 있지만, 산업화 실적은 미흡하다. 거액이 들어가는 제품화에 기업들이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점에 착안해서 경북도가 내놓은 대안이 `동해안 R&D 특구 지정`이다. 지정이 되면 기업들이 연구 비용 지원과 세금 감면 등 혜택을 받아 큰 부담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R&D특구로 지정된 곳은 대전 부산 광주 대구 4곳 뿐이다. 특구로 지정되려면 정부출연연구소 3곳이 있어야 하는데, 포항·경주에는 2곳 뿐이다. 그래서 포스텍은 가속기연구소를 정부에 기부하기로 했다. 이로 인해 정부가 지원하고, 기업들이 부담 없이 참여하면 대학의 연구기능은 더 힘을 받을 것이다. 매사 3위1체가 되어야 안정적 성장이 가능하다. 경북 동해안은 그 길을 향해 열정적으로 달려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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