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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운하와 `밤의 문화`

등록일 2014-07-08 02:01 게재일 2014-07-0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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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덕 신임 포항시장의 첫 과업이라 할 수 있는 포항운하 주변 워터파크 사업이 원점으로 돌아갔다. 신임 시장의 의욕이 출발점에서 좌절되니 시민들도 유감스럽다. 기업이 사업성 없다니 서운하지만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이 시장은 취임 전부터 상업지구 총 28필지 3만3천㎡에 대해 일괄매각을 추진, A기업을 비롯해 레저전문인 S기업, K기업 등과도 접촉했었다. 그러나 최근 A기업이 포기의사를 통보해옴에 따라 다른 기업들도 멀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각 회사 마다 분석방식이 다르고, 기업목표도 다를 것이므로 S기업, K기업의 의향도 기다려볼 일이지만 `사업성`에 걸린다면 문제다.

A기업이 사업성 없다고 본 이유는 경주 보문단지 같은 대규모 관광단지가 형성되지 않은 점, 사업지구의 전체 면적이 협소한 점, 포항운하 주변 여건(공해업체가 많은 철강공단이 인근에 있다는 점) 등이었다. 그리고 표면적으로 지적하지 않았지만 유흥주점 등 즐길거리가 들어설 수 없도록 막아놓은 것도 저해요인 중 하나가 됐을 공산이 크다.

휴양(숙박) 2필지 8천365㎡, 유희시설(워트파크·편익시설) 1필지 7천593㎡, 특수시설(테마파크·편익시설) 1필지 2천826㎡, 편익시설(수변상가) 24필지 1만4천660㎡로 구역별 용도를 정해놓았던 것인데, 편익시설에 유흥주점이 들어설 수 없도록 규제를 해놓은 것이 커다란 걸림돌이 된 것이 아닌가 싶다. “당초 포항시가 너무 품위만 생각하고 관광지의 특수성을 도외시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견이 나오는 것도 그 때문이다. 관광지는 다소 흥청거리고 들뜬 분위기가 있어야 관광지 다운 맛이 나는 법이고, 물을 가까이 둔 친수공간은 더 그러한데, 포항운하 주변은 너무 `교과서적 분위기`를 강조한 감이 없지 않다.

박근혜 정부의 최대 화두는 규제개혁이다.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기업적인 순리`를 따르는 것이 옳다. 관광지에 유흥업소 진입을 막는 규제는 기업의 순리에 역행하는 일이다. 어떤 도시든 관광객들이 모이는 곳에는 야시장 같은 `밤의 문화`가 있다. 그 나라를 알아보려면 그 나라의 밤문화를 체험하라는 말이 있다. 관광의 진정한 묘미는 밤의 문화를 즐기는데 있다는 말이다. 포항에 밤의 문화를 만들어내기 가장 좋은 곳이 운하주변이 아닌가 싶다. 죽도시장과 포스코의 불빛 찬란한 7개의 고로가 분위기를 충분히 조성하는 곳이 포항운하이다.

개별 매각되면 난개발이 우려되기도 하지만 어느 나라 야시장도 난개발이 문제된 일은 없다. 그것은 행정의 묘를 살리면 간단히 해결될 문제다. 포항운하가 포항의 대표적 관광지로 부상되려면 `교과서적 품위`만으로는 안된다. 포항의 대표적 `밤의 문화 거리`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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