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보문단지가 개설 35년만에 재도약의 조짐을 보인다. 지난 10여년간 보문단지는 실로 `흐르지 않는 물` 같았다. 개발자금 마련을 위해 경북관광공사가 소유한 상가 등을 매각하려 했으나 번번이 유찰되었는데, 근래에 이르러 민간투자 붐이 일면서 그것이 팔리기 시작한 것이다. “경주에 희망이 있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에 민간기업들이 투자를 결정한 것이다. 확실히 경주에는 희망이 있다.
민간기업들의 투자는 보문단지의 면모부터 바꿔놓을 것이다. 한 기업은 대형 아웃렛매장을 지을 생각이고, 한 기업은 테마파크를 조성할 예정이며, 또 어떤 기업은 복합영화상영관을 지을 계획이다. 또 농헙중앙회는 240실 규모의 연수관과 부대시설을 추진중이다. 또 올 연말에 준공될 화백컨벤션센터는 5천석 규모여서 어지간한 국제회의도 다 소화할 수 있다. 지금의 관광객 1천만명 시대를 뛰어넘어 2016년에는 2천만 시대가 예상된다.
경주의 도약에 발맞춰 인근 도시인 포항시와의 연계 협력도 생각해볼 일이다. 경주의 양성자가속기와 포항의 방사광가속기가 연계하면 엄청난 시너지효과가 나온다. 경주의 역사문화관광과 포항의 산업관광이 협력하면 상생의 길이 열린다. 신라시대 경주와 포항은 `같은 신라땅`이었고, 신라 8대 아달라왕 때의 연오랑·세오녀는 연일 사람이었다. 신라 3대 남해왕의 왕비는 연일 출신의 운제부인이었다. 같은 뿌리를 가진 경주와 포항이 상생 협력의 길을 함께 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8년간이나 표류하던 포항의 RDF(생활폐기물 에너지화 시설)사업이 마침내 내년 6월 착공된다. 공사기간은 통상 30개월인데, 2017년 12월 완공, 2018년 1월부터 상업가동에 들어가 본격적으로 전기를 생산하게 된다. 처치곤란인 쓰레기를 태워 전기를 만드는 일이다. 물론 경주의 생활폐기물도 소화되니, 인근 도시들이 쓰레기 처리 문제로 골머리를 앓을 필요가 없게 된다.
내년 초에는 포항에 KTX가 운행된다. 경주신역사와 직통되는 철도노선이라 경주와 포항의 거리가 엄청 가까워졌다. 포항~울산 간 산업고속도로가 조만간 개통될 것이니, 포항-경주-울산이 보조를 맞추기 좋다. 포항시는 지금 포항운하 주변 상업부지가 팔리지 않아 걱정인데, 문화관광과 산업관광이 연계되면 포항운하도 더 활성화되어서 민간투자자들이 매력을 느낄 것이다. 인근 도시간 상생 협력이 더 희구되는 지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