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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텍 총장 선임문제 신중을

등록일 2014-07-17 02:01 게재일 2014-07-1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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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텍 총장 선임에 관한 규정에 의하면, 임기 만료일 10개월 전에 선임을 완료하도록 돼 있다. 현 김용민 총장의 경우 내년 8월 말이 임기 만료일이니 올해 10월까지 총장선임위원회가 결정해야 한다. 포스텍 총장의 선임은 손쉬운 일이 아니었다. 수많은 인물들을 놓고 치밀하게 평가하는 일이 시한 막바지까지 이어졌다. 총장 선임절차가 이렇게 어려우니 한 번 선임된 총장은 연임되는 경우가 많았다.

지금이 7월 중순이니 10월 말까지는 3개월 반 정도 남았다. 그 동안에 현 총장이 연임되거나 신임 총장을 선발해야 한다. 포스텍의 경우 총장을 선출하는 `총장선임위원회`가 있고, 영향력 있는 `교수평의회`가 있다. 상당수 대학들이 교수회의에서 총장을 선거하는데 여기에도 부작용이 있다. 총장 후보자들이 “교수 봉급을 올려주겠다” 공약을 하고, 그 자금 마련을 위해 학생들의 주머니를 쥐어짜 등록금 인상의 요인이 됐다. 그러나 포스텍은 총장선임위가 교수회의 의견을 들어서 선임한다.

최근 교수평의회가 `김용민 총장 연임 문제`를 놓고 여론조사를 했다. 전임교수 270명 중 219명이 참여했는데 180명이 반대했고, 찬성은 17%인 37명뿐이었다. 반대의 이유는 `소통 부재`였다. `소통`이란 말은 추상적이어서 해석이 구구하다. `독단`이란 뜻으로, 혹은 `소신`으로 새길 수도 있다. 중구난방(衆口難防)으로 쏟아지는 요청들을 다 들으려다가 죽도 밥도 안될 수 있고, 남의 말에 흔들리지 않고 소신 있게 추진해 일을 성사시키는 경우가 있다. `김용민 총장의 소통부재`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 것인가.

과거 자유당 정권때 이승만 초대 대통령은 “장관을 바꾸라”는 야당의 요청에 대해 “강을 건너면서 말을 바꿀 수는 없다”는 말로 거절했다. 지금 포항의 상황이 흡사 `강물을 건너는 형국`이다. 이강덕 신임 시장이 야심차게 포항 성장동력에 시동을 걸고, 미국 석학이 `포항이 앞으로 먹고 살 문제`에 대한 조언을 하고 있으며, 포스텍의 김용민 총장은 AP포럼(Advance Pohang Forum)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다. 신임 시장과 포스텍이 손발을 맞추어서 포항의 미래를 설계해야 할 시점을 맞은 지금 총장선임문제는 시민들의 지대한 관심사다.

AP포럼은 `민·관·산업체·학계`가 결집된 협의체이다. 유령도시 처럼 황량했던 미국 피츠버그시를 새롭게 일으켜 세운 힘이 바로 단결된 힘에서 나왔고, 그 경험을 포항시가 받아들여 새로운 성장동력을 형성하려는 것이다. 이런 시점에 그 주역을 맡은 포스텍 총장의 거취는 시민의 초미의 관심사가 된다. 물론 교수들의 의견을 존중해야 하지만, 이해하려는 아량도 필요하고, 무엇보다 김 총장이 이번 기회를 깊이 자성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 AP포럼 자체가 `소통`의 장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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