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대에 걸맞는 행정과 의회의 모습을 갖춰야 한다. 그러나 지금 많은 부분에서 경주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경주시의 관광행정이 아직 주먹구구식이다. `세계테권도 선수권대회`후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의 경제유발효과가 있었는지 모르고 그저 “호황을 누렸다”라는, `배추장수 문서`만 내놓는다.
올해 국제태권도대회는 많은 문제점을 노출시켰다. 경주시는 지역 모 대학에 `경제적 효과 분석`을 의뢰했는데, 통계조사 전문기관이 아니었던지, 설문조사 문구가 마치 세무서의 조사 내용 같아 참가자들이 기분 상했다고 한다. “이번 대회에 참가해 돈을 얼마나 썼느냐” “세부적으로, 항공권, 숙박, 교통비, 식대, 음료수 구입비, 쇼핑, 입장료, 심지어 노래방과 워터파크 등 유흥비에 쓴 돈은 얼마냐”라고 물어서 “경주시는 태권도대회를 돈벌이 수단으로 삼느냐”는 반응이 나왔다고 한다. 이런 조사는 경험 많은 전문조사기관이 기술적으로 조사 대상자가 기분 상하지 않게 시행해야 한다.
경주시보건소는 시민보건을 위해 써야 할 예산을 경주관광 홍보에 사용해 물의를 빚었다. 4천500만원을 들여 `경주에서 길을 찾다`란 제목의 힐링투어 가이드북을 출판하고, 시장과 시의장 등을 초청해 출판기념회까지 거창하게 거행했다는 것이다. `힐링`이란 단어를 집어넣었으나, 내용에는 전혀 보건과 관련된 것이 없다. 보건소가 시와 시의회에 잘 보여야 할 무슨 이유가 있는 것인가.
경주시 국민체육센터 수영장 관리가 엉망이란 지적도 받았다. 수온이 너무 낮아 감기환자가 그치지 않고, 머리카락이 떠다녀 역겨움을 느끼게 하며, 수영장 안은 정원을 훨씬 초과해 북새통이고, 자칫 피부병 발생 우려까지 있다는 것이다.
반면에 제7대 경주시의회에는 변화의 바람이 분다. 새정치민주연합 정현주 의원(비례)는 의회발언에서 “집행부 공직자들은 밤을 새우며 자료를 준비해 업무보고를 하는데, 위원장은 다른 행사 참석을 위해 졸속으로 회의를 진행시켰다”고 질책하고, “일부 시의원들은 시정에 대한 업무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하면서 집행부를 고압적으로 청문회 하듯 다그친 것에 대해 같은 시의원으로서 부끄럽고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의원이 집행부에 사과까지 한 경우는 이 일이 전국에서 처음이 아닌가 한다. 경주가 변화하고 있는 조짐이라 반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