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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에 러시아 전함·해군 추모비 건립되나

김두한기자
등록일 2014-08-21 02:01 게재일 2014-08-21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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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일전쟁때 울릉해역서 침몰 발틱함대 소속 `돈스코이호`<BR>러시아측, 한국 총영사관에 요청… 울릉군, 사업추진 검토
▲ 일본을 물리치기 위해 환송을 받으며 출발하는 드미트리 돈스코이호.

【울릉】 러·일 전쟁 당시 울릉도 저동항 동남방향 수심 400m에 자침(自沈)한 러시아 발틱함대 소속 `드미트리 돈스코이호`(6천200t급)와 순직한 함장 데레후라 대좌의 추모비 울릉도 건립이 추진된다.

돈스코이호는 지난 1905년 5월29일 오전 4시30분께 울릉도 인근해역에서 일본군과 교전 중 선체에 파손을 입고 울릉읍 저동항으로 피신, 오전 6시46분께 울릉도 동쪽 해역에서 수군들을 울릉도에 하선시킨 후 자침됐다.

이에 따라 침몰 110주년이 되는 내년에 돈스코이호 및 승무원의 추모비 한·러 공동건립 추진을 위해 러시아 측에서 주상페테르부르 대한민국 총영사관에 요청해와 울릉군이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 2003년 5월 울릉도 저동항 동남쪽 2㎞ 떨어진 수심 400m 해저계곡에 걸쳐진 돈스코이호로 추정된 선체와 일부 잔해를 발견한 유해수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박사는 추모비에서 나아가 추모공원건설도 가능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유 박사는 본지 기자와 전화 통화에서 “돈스코이호가 자침한 지점에서 가장 가까운 울릉읍 도동 행남 부근에 울릉군이 부지를 제공하면 러시아에서 사업하는 한국사업가를 통해 추모공원을 건설, 러시아는 물론 울릉도를 찾는 관광객에게 새로운 관광명소로 부각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돈스코이호는 울릉군민들이 큰 관심을 갖고 침몰 이후 지금까지 울릉군민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 같은 이유는 침몰 당시 울릉도로 피신한 러시아 수군들이 함대에 금괴를 싣고 있다고 전했기 때문.

당시 돈스코이호는 일본을 침략, 승전 후 파괴된 건물 등을 건설하고자 세계적으로 통용됐던 금괴를 싣고 출항했고 드미트리 돈스코이호의 설계도를 찾아 금괴가 실린 장소도 확인됐다.

이에 따라 지난 1981~1982년 도진실업이 일본의 해저 잠수정 하꾸요를 임대해 2개월 이상 저동항 앞바다를 뒤졌으나 찾지 못했다. 이는 일본 잠수정은 수심 300m 이상 내려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유 박사는 “내년 5월 러시아 정교회 지도자, 해사생도가 참석하는 추모행사를 열고 추모공원에 드미트리 돈스코이호 모형추모비 건립과 수중 400m에 잠자는 돈스코이호의 부품 등을 인양, 전시관 건립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같은 계획이 성사되면 러시아에서 매년 정기적으로 추모행사는 물론 돈스코이호 승선자 가족 등이 찾는 명소가 되고 세계가 인증한 울릉도 해안 산책로와 연계 최고의 관광지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드미트리 돈스코이호는 총 배수량 6천200t 길이 90.4m, 폭 15.8m, 승선원 770명 규모의 철갑 순양함으로 러시아 해군 역사상 가장 영웅적이고 명예로운 함정으로 대접받으며, 상트페테부르크 해군역사 박물관에 모형이 전시돼 있다.

러시아의 해군함정은 전통적으로 역사상 영웅의 이름을 따 명하는 것이 관례로, 돈스코이의 명칭은 1380년 타타르족을 물리친 러시아 건국영웅 `드미트리 돈스코이` 공의 이름을 딴 것이다.

/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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