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내린 남부지방 집중호우로 부산지역이 큰 수해를 입었다. 많은 인명이 희생됐고, 자동차 등 기물 파손도 심각하다. 여기저기서 산사태가 일어나 하루 아침에 집을 잃는 사람이 속출한다. 농작물 피해는 더 심각하다. 추석을 앞두고 익어가던 과일들이 비바람에 무더기로 낙과되었다. 그때문에 추석 물가가 치솟을 것이라는 우울한 소식도 들린다. 양파는 과잉 생산으로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는데, 과일들은 수해를 입어 생산량 감소가 불가피하다.
이래저래 뒤숭숭한 가운데 또 다른 재앙이 다가오고 있다는 소식이다. 경남 통영에서 올 들어 첫 적조가 발생, 지난해 사상 최악의 적조홍역을 겪었던 경북 동해안지역에 또 다시 적조공포가 엄습하고 있다. 포항시와 경북도 어업기술센터 등은 적조 발생 우려 지역에 대한 예찰을 강화하고, 넙치, 우럭, 전복 등 91곳의 양식장에 적조 발생시 대처 요령 교육을 실시하고, 황토를 고압으로 분사할 수 있는 황토살포기, 바지선 등을 배치하고, 황토 2만여t을 비축해두고 있다.
나라 안이 온통 걱정에 싸여 있는 지금인데, 또 한편에서는 대규모 호화판 잔치를 준비하는 대학이 있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은 설립 10주년 기념행사를 계획하고 있는데, 관련 기관·단체·기업 등에 수천만~수억원의 협찬을 요구, 甲질을 하고 있으며, `KBS 열린음악회`를 초치해 유명 대중가수들을 대거 동원할 것이라 한다. 공공기관들이 지금 긴축재정으로 `마른 수건을 짜는` 중인데, DGIST가 거액의 협찬을 강요하며 호화 잔치판을 벌이는 것을 곱게 볼 사람은 없다.
특히 DGIST는 권모 교수의 성희롱 사건으로 망신을 크게 당했다. 신성철 총장은 권모 교수가 지난해부터 성회롱을 저지른 사실을 보고받고도 덮으려 했고, 해당 학과 교수들이 총장실을 찾아 강력히 항의했지만 어영부영 넘어갔다. 그러나 이 사건이 외부에 알려지자 부랴부랴 권 교수의 보직을 해임하는 선에서 마무리했다. 내·외적으로 어지러운 상황에서 낭비성 행사를 벌이려는 이유가 무엇인가에 대한 억측도 무성하다. `총장의 임기 연장을 노린 행사가 아닌가`하는 소리도 나오는데, 그렇다면 “어긋난 송아지 엉덩이에 뿔난다”란 비아냥이나 들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