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알다 시피 터키는 독특한 문화를 가진 나라이다. 이스탄불은 당초 콘스탄틴노풀이란 이름을 가진 도시였고, 동로마제국의 수도였다. 처음에는 기독교도들이 지배하는 국가였다가 그 후 이슬람권이 지배했고, 당초의 교회는 이슬람의 모스크로 용도가 바뀌기도 했다. 그 대표적 건축물이 아야소피아(신성한 지혜) 박물관이다. 비잔틴 건축물이고, 지금은 그리스 정교와 이슬람이 공존하는 박물관으로 사용되는데,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웅장한 성당이다.
터키는 또 지리적으로 `동양과 서양의 접합점`에 있다. 사람들의 모습도 동양인 반 서양인 반이다. 문화 또한 그와 같아서 묘한 정감을 불러 일으킨다. 우리나라와의 인연도 깊다. 신라 적부터 터키와의 교역이 있었다는 증거물들이 이스탄불 인근에서 많이 발굴된다. 터키는 신라의 우수한 철을 사다가 강한 무기를 만들었고, 그로 인해 국력을 크게 키웠으니, 늘 `형제의 나라`라 생각하고, 6·25때도 흔쾌히 참전했었다. 지구 반대편의 터키가 오늘날 경주와 가까운 선린관계를 맺는 것도 그와 같은 인연 때문이다.
이번 이스탄불의 문화공연은 9개 분야, 20여 가지의 행사로 치러지며, 공연, 전시, 영화, 심포지엄 등이 벌어지고, 이스탄불 주관의 행사, 경주·경북도 주관의 행사, 이스탄불-경주 주관의 행사 등 3가지로 구분해서 치러지는데, 그 모든 행사는 무료이니 관람객들은 아무 부담 없이 와서 즐기기만 하면 된다. 16일에는 경주 예술의 전당에서 대규모 음악회가 열린다. 한국 터키 중국 몽골 우즈베키스탄의 대표적 전통음악 연주자들이 나선다. 김덕수의 사물놀이와 경북도립국악단이 출연하고, 국악 관현악의 박범훈 지휘자와 표재순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예술총감독이 연출을 맡는다. 이들 다섯 나라는 실크로드 거점 국가들이고, 그래서 `실크로드 소릿길 음악회`란 이름이 붙었다.
또 19일부터 20일까지 경주 보문 현대호텔에서 제2회 한·터문학심포지엄이 열린다. 지난해 이스탄불에서 제1회 모임에서 큰 성과를 거두자 `긴밀한 문학교류` 차원에서 다시 만나게됐다. 터키는 노벨문학상 수상자 `오르한 파묵`을 가진 국가이다. 이번 문학심포지엄도 우리가 노벨문학상으로 가는 한 징검다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많은 호응과 참여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