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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의 `저가 소형항공기` 시대

등록일 2014-09-25 02:01 게재일 2014-09-2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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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사우스웨스트항공과 유럽의 라이언에어를 필두로 소형저가항공의 시대가 시작됐다. 틈새시장을 노린 이 시도는 대부분 성공적이었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은 많은 일화를 만들어냈다. 승무원들이 코메디언 처럼 재담을 들려주기도 했다. “떠드는 아이들은 밖에 나가 놀게해주세요”라든가, 수영복이나 무대복 차림으로 나와 재담을 들려주며 승객들이 `어느새 목적지에 도착`하게 했다. 승객들을 웃기지 못하는 승무원은 월급이 깎이거나 퇴출되기도 했다.

이렇게 시작된 저가·소형 항공기는 지금 전체 항공기의 절반 이상을 점할 정도가 됐고, 향후 20년 내에 70%를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보잉사가 최근 런던에서 발표한 `2014상용기 시장 전망 보고서`에 나타난 내용이다. 앞으로 소형 저가 항공사는 지속적으로 등장할 것이고, 특히 `양방향 통로`보다 `단일통로` 항공시장이 더 빠르게 성장할 전망이다. 또 부유층을 대상으로 한 `스카이 투어`는 이미 선진국에서 보편화되고 있는데, 우리나라도 국내관광시장의 성장추세로 보아 50인승 이하의 소형항공기를 이용한 스카이투어가 발전할 가능성은 높다.

우리나라의 저가소형 항공은 2006년 정식으로 취항한 이래 빠른 성장을 이뤄 지금 국내선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게 되었고, 국제선도 10%가량을 점유하게 되었다. 일본도 일찍 소형저가항공에 눈을 떠 2020년에는 25%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뒤늦게 중국도 이 분야에 뛰어들었다. 그동안 대형항공사 위주로 항공산업이 운영돼 왔지만, 지난 해부터 저가항공을 육성하기 시작했다. 정부투자를 늘리고 세제지원을 해주는데, 이렇게 되면 동양3국은 `저가항공 경쟁시대`를 시작하게 된다.

앞으로 포항의 하늘도 분주해지게 될 모양이다. 한국교통연구원에 의뢰한 타당성연구 용역 결과에 따르면, 울릉공항과 포항~인천 소형항공기 운항에 대해 “경제성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울릉공항은 4~5년 차에 흑자경영이 가능하다 했고, 포항~인천간 50인승 소형항공사에 대해서도 운항 5년 간 생산유발효과 1천833억원, 부가가치유발효과 639억원, 고용유발효과 502명으로 분석됐으며, 설립자본금은 400억원이고, 민·관 합작이 이상적인데, 포항시와 경북도가 10%의 지분을 가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다만 몇가지 선결과제가 있다. 내년 3월 개통될 KTX와 경쟁관계가 될 것이라는 것, 아직 50인승 항공사가 인천공항노선에 진입한 전례가 없으니 국토부가 이를 맡아주어야 하고, 경북도가 합작투자에 협조해줄 것인가 하는 것도 숙제지만, 다행히 경북도와 포항시가 밀월 관계라, 이 문제는 잘 풀릴 것으로 보인다. 이게 해결되면 “포항은 이제 교통오지가 아니다. 기업들은 염려 말고 들어오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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