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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제비갈매기 보호대책

등록일 2014-10-03 02:01 게재일 2014-10-0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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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제비갈매기는 `쇠+제비+갈매기`라는 3개 낱말이 합성된 이름을 가졌다. 봄에 왔다가 가을에 떠나는 것은 제비와 닮았고, 색깔이나 생태는 갈매기와 비슷하다. 몸피가 제비보다는 길고, 갈매기보다는 작다. `쇠`라는 수식어가 붙었는데, 고둥같이 생긴 감을 고둥감이라 하고, 고둥감 중에서 크기가 작은 것은 쇠고둥이라 부르는 것 같이 갈매기 중에서 매우 작은 것을 쇠갈매기라 부른다. 북한에서는 `제비`를 빼고 `쇠갈매기`라 명명하고 있다. 제비는 인가 처마밑에 흙을 물어와 집을 짓는데, 쇠제비갈매기는 모래나 자갈밭에 오목한 구멍을 파고 살면서, 알 3개를 낳는다. 부부가 함께 육아를 하는데, 수컷은 주로 경비를 맡고, 암컷은 물고기를 물어온다.

본래 쇠제비갈매기의 주 서식지는 낙동강 하구 모래톱이었다. 그러나 근래들어 개체수가 급감했다. 낙동강 중·상류지역에 8개의 보가 건설되니 유속이 느려져서 밀려 내려오는 모래가 줄어들고, 그러니 모래톱이 점점 작아져갔다. 또 행정기관들은 `사람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든다며 해변과 모래섬을 청소하고, 특히 여름철새의 번식철인 5~6월에 시행하는 정비작업은 치명적이었다. 뿐만 아니라 근래에 들어 남해안의 멸치잡이가 시원치 않다는 것이다. 무슨 이유인지 멸치어장이 잘 형성되지 않아 쇠제비갈매기의 먹이감이 줄어든다.

서식지를 잃은 쇠제비갈매기는 새 살곳을 찾아 낙동강 윗쪽으로 올라오기 시작했고, 안동의 호수들과 구미나 대구의 습지 모래톱을 발견한 것이다. 이 철새들은 `귀한 손님`이었다. 쇠제비갈매기는 세계적인 멸종 위기 조류이고, 여러 나라들이 법을 제정하면서까지 보호책을 마련하고 있다. 호주는 황조롱이나 새호리기 같은 천적을 포획하고, 쇠제비갈매기를 인공으로 번식시키고, 1993년에는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으며, 2008년에는 쇠제비갈매기에 관한 책을 펴내 각급 학교를 돌며 교육한다. 일본은 2008년 이 철새가 서식하는 해변에 대한 정비를 금지하고 인공서식지를 조성하는데, 하수처리장 옥상에 콘크리트를 잘게 부숴 인공자갈섬을 만든 것이 주효했다.

진객(珍客)을 맞은 안동시와 수자원공사는 호수 안 무인도에 모래채우기를 해서 서식지를 넓혀주고, K-Water 안동권관리단은 쇠제비갈매기가 서식하는 무인도 주변에 어선이나 낚시배가 접근하지 못하도록 표지를 설치했다. 인위적 교란행위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들을 법으로 정하고, 탐조객들을 위해 멀리 떨어진 곳에 고배율 망원경을 갖춘 전망대를 설치키로 했다. 그리고 최근에는 정부가 `멸종위기종` 지정을 위한 전수조사에 들어갔다. 철새보호는 한 나라만의 일이 아니다. 지금 중국·호주·일본은 국가간 철새보호협정을 맺고 공동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우리도 빠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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