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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특급호텔 절실히 필요하다

등록일 2014-10-15 02:01 게재일 2014-10-1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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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에 오는 관광객이 적고, 왔다가도 숙박시설이 부족해 인근 경주시 보문단지 호텔로 빠져나가는 경우가 많다. 포항에는 신라 사찰들도 있고, 내연산 등 명승지도 많으며, 호미곶한민족해맞이공원도 있으며, 죽도시장과 과메기, 울릉도 오징어 등 먹거리도 풍부하며, 포스코 등 산업관광자원, 구룡포 일본인거리 등이 있는데도 관광객을 이끌지 못하는 것은 오직 숙박시설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시는 대형호텔 유치를 위해 많이 노력해 왔는데, STS개발(주)가 영일대해수욕장이 내려다 보이는 북구 두호동에 대형호텔을 계획하면서 한숨을 돌렸다. 바다가 보이는 객실 160개에 국제행사를 할 수 있는 컨벤션홀을 갖춘 호텔을 세우기로 한 것이다. 포항은 크게 환영하면서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호사다마(好事多魔)인지, 문제가 생겼다. 호텔만으로는 사업성이 낮아서 대형마트가 포함된 복합호텔을 신청한 것이 문제였다. 당연히 중앙상가와 죽도시장이 반대했고, 시는 대규모 점포 개설 등록신청을 반려했으며, STS측은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법적 하자가 없다”고 판결해 사업이 표류해 왔다.

대형매장과 전통시장의 갈등은 전국 어디에서나 벌어진다. 밀고 당기는 힘겨루기를 하고, 소송을 벌이면서 오래 소모전을 겪다가 간신히 협의점을 찾아 마무리짓는 것이 관례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지역상인들은 반대하지만, 소비자들은 “우리도 싼 값에 살 권리가 있다”는 현수막을 내걸어 소비자와 지역상인 간의 갈등 마찰이 빚어지기도 한다. 논산시의 경우에는 대형매장 사업자 측이 재래시장 상인들을 대상으로 손해배상청구소송과 관련된 가처분신청을 내며 버티기를 하다가 결국 `상생협력방안`을 내놓고 협상을 벌여 합의점을 찾으면서 지루한 소모전을 끝냈다.

그동안 전통시장 지원책은 다각도로 나왔다. 시설현대화를 위한 예산이 적지 않게 투입됐고, 대기업들은 전통시장 장보기 운동을 벌였고, 지자체들은 재래시장 상품권을 발행했다. 그리고 선거때가 되면 후보자들이 다투어 전통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악수를 하고 물품을 구입하는 이벤트를 벌이면서 상인과 대화를 하니, 이때 상인들의 입에서 비판적인 발언이 나올까봐 자치단체장들은 전전긍긍하며 상인연합회의 요구사항을 적극적으로 들어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전통시장이 `외적인 지원`에만 의존하면 발전이 없고, `전통시장의 특성`을 살리는 연구 개발에 열성을 쏟아야 한다.

STS개발(주)측이 시민과 지역상인과 자치단체가 모두 만족할 협상안을 내놓을 것이라 하니 기대가 된다. 무릇 협상에는 역지사지(易地思之)가 필요하다. 내 생각만 고집하면 진전이 없다. 포항시의 미래를 위한 일이 무엇인가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양보의 미덕을 발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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