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문제와 인권문제에 대해 북한은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지만, 박 대통령의 소신은 언제나 한결같다. 북한이 입에 못 담을 폭언 폭설을 퍼부어도 위축되지 않는다. 남북교류의 정상화는 북한의 자성과 생각의 변화가 필요하지만, 핵과 인권문제를 반성하지 않는 북한에게는 `국제여론`의 압박만이 유일한 처방전이다. 북한도 근래 들어 국제적 고립과 경제적 궁핍을 벗기 위해 외교전을 맹렬히 벌이는데, 박 대통령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가 `싫지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는`제안일 것이다.
남북 경제교류에 한 줄기 빛이 보이기 시작했고, 그 중심에 포스코가 서 있다. 러시아산 석탄 3만5천t이 11월 중 북한 나진항을 경유해 포항항에 입항, 포항제철소에 하역한다. 남·북·러 3각 협력사업으로 추진되는 북한 나진과 러시아 하산 프로젝트의 본계약에 앞선 시범운송이다. 포스코와 코레일과 현대상선 등 3사로 구성된 우리 기업 컨소시엄은 하산~나선 철도 개보수, 나진항 3호 부두 현대화사업인 `나진-하산 프로젝트` 참여를 추진중이다. 지금은 러시아산 석탄을 북한을 경유해 들여오지만, 조만간 북한산 석탄과 철광석을 직수입하게 될 것이다.
이것은 엄청난 원료비 절감을 가져온다. 최단거리에서 저가의 원자재를 들여오기 때문에 우리 철강제품의 가격경쟁력을 높일 것이다. 현재 중국의 저가 불량 철강 수입이 급증하고 있고, 그것이 산업안전을 위협한다. 지난 2월의 경주 마우나리조트 체육관 붕괴사고도 중국산 짝퉁 철강재 사용이 한 원인이었다. 지금 중국산 저가 불량 철강재가 원산지 표시도 없이 수입돼 올 상반기에만 1천억원 어치가 적발됐다. 영국 맨체스타와 미국 피츠버거가 한국과 일본의 철강산업에 밀려 황폐화된 것같이 우리 철강업계도 중국에 밀릴 것같다는 위기감이 감도는 중인데, 그런 점에서 한-북-러 3각 경제교류는 시급한 과제다.
포스코가 나진-하산 프로젝트에 컨소시엄으로 참여하고, 원가절감을 실현하는 움직임은 한국철강업의 생명력을 굳게 견지하는 일이다. 포스코의 노력에 서광이 있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