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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가 고쳐야 할 부분들

등록일 2014-10-20 02:01 게재일 2014-10-2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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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진 유리창을 방치하지 말라”는 `유리창 이론`이 있다. 비록 사소한 일이지만 그것을 방치하면 급속도로 나빠진다. 누구 한 사람이 쓰레기를 버리고 치우지 않으면 그 일대가 순식간에 쓰레기더미로 변하는 것과 같다. 문제점이 발견되면 그것이 비롯 사소해 보이더라도, 지체하지 말고 고치라는 격언이다.

이강덕 신임 포항시장은 “공직생활의 마지막을 고향을 위한 봉사로 마무리짓겠다”는 순수한 뜻을 가진 행정가로 시민에게 알려져 있다. 그는 박명재 국회의원과 함께 장기면 출신이다. 그 곳은 우암 송시열 선생과 다산 정약용 선생의 학덕(學德)이 남아 있는 선비고을이다. 그 선현들의 인품과 학덕을 이어받은 인재들이 포항의 미래를 열어가고 있으니 든든하다. 박명재 의원은 열심히 예산을 따오고, 이강덕 시장은 `포항의 미래 먹거리` 를 위해 연구를 많이 한다.

그런 큰 그림도 중요하지만, 사소하게 여겨지는 `깨어진 유리창`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방치하면 급속도로 악화되기 때문이다. 엉터리 도로표지판이 고쳐지지 않고 방치되는 것이나, 불법광고물이 제대로 단속되지 않고 행정부서와 숨바꼭질하는 것이나, `호동 쓰레기매립장의 갈대밭 조성`같은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기 전에 시장의 복안을 기자들 앞에서 성급하게 언급하는 것은 `깨어진 유리창`이다.

`포항항`은 장기면과 송라면에 이르는 해안지역에 설치된 항구를 통칭하고, `포항신항`은 통상 포스코 및 관련 공업단지의 공업항을 말하고, `포항구항`은 동빈동 송도 여객부두를 일컫고, 영일만항은 최근 건설된 환동해권 수출입 물류 부두이다. 그런데 이것들의 이름이 비슷해서 포항에 오래 산 사람들도 헷갈리고, 심지어 택시 기사도 혼란을 일으킨다. 거기다가 도로표지판이 잘못 기록되기까지 해서 혼란은 더 가중된다.

이렇게 된 이유는 담당부서가 2원화돼 있기 때문이다. 교통표지판 시설물 유지 보수는 본청이, 지명이나 방향 등 제작은 남북 구청이 각각 맡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잘못된 것을 신속하게 고치기 어렵다. 포항시민도 헷갈리는 도로표지판인데, 외지인들은 여북하겠는가. 포항의 이미지를 위해서도 일원화해야 할 일이다.

포항시내에 전단지 등 불법 광고물과 불법 현수막이 널려 있고, 대대적인 단속이 있어도 사라지지 않는다. 업체의 교묘한 술수와 법의 미비 때문에 단속이 겉도는 것이다. 올해 9천800여건의 불법 현수막이 적발됐지만 과태료 부과는 한 건도 없었다고 한다. 포항시 테라노바 담당자는 “과태료를 부과하기까지 불필요한 절차가 많아 업무진행이 어렵다”면서, 불법 광고물에 적힌 전화번호에 통화정지를 신청할 수 있도록 법이 마련된다면 훨씬 효율적으로 단속할 수 있다고 했다. 이같은 해결책이 있다면 서둘러 바로 고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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