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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일·미숙·부실 행정들

등록일 2014-10-22 02:01 게재일 2014-10-2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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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구미 (주)휴브글로벌에서 불산가스 누출사고가 발생, 종업원 5명이 숨지고, 주민 1만2천여명이 부상, 가축 4천여두 살처분, 인근 농지 212ha가 피해를 입었다. 당시 구미시는 378억원을 사고 낸 회사를 대신해 우선 배상했고, 2012년 8월 피해보상 구상권 청구소송을 제기, 227억원(60%)에 대해 승소했다. “회사는 그 돈을 일시불이 아닌 20년 분할상환하라”고 법원이 강제조정 판결을 내렸다. 따라서 이 회사가 경영부진 등으로 변제능력을 상실할 경우 구상금을 돌려받지 못할 수도 있게 됐다. 잘 돼도 `목돈 주고 푼돈 받는`근시안적 행정을 했다는 비난을 면할 수 없다.

10월 초에는 중국 국경절 연휴가 있고, 많은 중국인들이 해외여행을 떠난다. 우리나라에도 올해 16만4천여 명이 왔고, 4천억원을 썼다. 지난해보다 38.3% 늘어난 수치다. 그러나 경주시는 이들을 유치하기 위한 홍보전략에 소홀하다. 경주는 1천년 신라 수도여서 예술성 높은 유물 유적이 많고, 숙박시설 또한 풍부히 갖춰져 있는데,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 경주를 중심으로 인근 포항과 울산은 산업도시로 산업관광의 명소인데, 이를 충분히 홍보하지 못한다는 비난도 받는다.

감사원은 최근 보증관리 업무 소홀로 억대의 손해를 끼친 청송군 공무원 3명에게 1억4천만원 변상판정을 내렸다. 감사원은 또 대구시가 위탁관리업체의 소홀로 고장난 폐기물 처리시설 보수에 거액의 시예산을 투입한 사실과 경주시가 조명기구를 구입하면서 경쟁계약을 피하기 위해 편법을 쓴 사실도 적발했다. 경주시는 2억7천500만원 상당의 LED경관조명기구를 특정 업체와 계약했다.

청도군은 올해 소싸움경기를 한 번도 열지 못했다. 청도공영사업공사와 민간주주로 구성된 한국우사회 사이에 소싸움경기장 사용료를 두고 갈등을 빚었고, 일년 내내 타협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청도군은 공사를 통해 매월 소 1두 당 20만원씩 총 3천800만원의 사료값을 지급하고 있다. 소싸움경기가 열려야 수입이 생길 것인데, 아무 수입도 없이 예산만 퍼주고 있는 것이다. 사료값이라도 주지 않으면 싸움소가 청도를 떠날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라 한다. 공사와 우사회 간의 갈등 때문에 소싸움경기장을 마냥 놀리면서 막대한 수입을 놓치고 있는데, 청도군은 중재할 행정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경주시는 지난 2012년 230억원을 들여 교동 일대에 한옥 9개동을 설치하고, 지역 모 업체에 연간 임대료 1억3천500만원에 운영을 위탁했다. 그러나 시의 안일·미숙 행정으로 갖가지 문제가 불거지고 재정적 손실도 상당한 것으로 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드러났다. 행정이 안일·부실하면 국민 혈세가 낭비된다. 엄한 처벌로 다스리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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