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적인 통합 강행이 아닌, 진정성 있는 대화로서 갈등 해결 필요해<br> 노조가 한 발 양보한 만큼, 사측 역시 신뢰회복 위한 태도 보여야…
외환은행 노동조합이 사측에 ‘진정성 있는 대화’를 위해 노력할 것을 요구했다.
27일 오전, 외환은행 본점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노조 집행부는 대화 참여에 대한 입장을 표명했다. 그동안 노조 측에서 대화를 무조건적으로 거부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며, 이는 두 차례의 긴급협의회를 통해서도 알 수 있는 부분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노조 집행부와 은행 경영진 측의 만남이 성사되었던 지난 번 긴급협의회는 외환은행 노조 측의 요구로 성사된 대화의 자리였다. 때문에 이는 외환 노조의 대화 참여 의지를 뒷받침해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김근용 위원장은 “진정성 있는 대화와 대등한 논의를 원했을 뿐, 노조가 무조건적으로 대화를 거부한 것은 아니다.”라며 사측에서 진정성 있는 대화의 태도를 보인다면 언제라도 대화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17 합의서를 토대로 합의 당사자인 하나금융지주와 외환은행 노조가 함께 논의한다면, 이에 대한 진정성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이처럼 노조 측에서 기자회견까지 자청하며 대화 참여의 의지를 드러낸 것에는, 사측에서 발표한 징계 발표 역시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7일 저녁, 사측에서는 9.3 총회 참석자 38명에 대해 정직·감봉 등의 징계를 확정했다. 이에 한 노조 관계자는 “계획보다 징계의 강도와 범위는 축소되었지만, 우리가 요구했던 ‘징계철회’와는 여전히 큰 차이가 있다.”며 “노조 측에서 대화를 위해 나선만큼, 경영진 역시 이에 대한 결단을 내려 대화를 위한 신뢰회복에 힘써야한다.”고 강조했다. 노·사간 대화의 자리에서 징계 철회에 대한 노조 측의 입장을 다시 한 번 피력하고 직원들의 피해 최소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견을 드러낸 것이다.
그동안 이루어진 국정감사를 통해,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노·사간 대화를 통합 원만한 갈등 해결’을 촉구했다. 특히 사측이 주장하는 조기통합에 대해서는 ‘모든 직원들과의 합의를 거쳐야 승인할 수 있다’는 전제 조건을 분명히 밝히기도 했다. 때문에, 이번에 노조 측에서 먼저 대화를 요청하고 나선 것은 금융당국의 큰 짐을 덜어주었다는 의견이다. 금융당국이 요구하던 사항에 대해 노조 측에서 먼저 응답한 만큼, 사측 역시 적극적인 양보와 배려의 모습으로 금융위의 요구를 충실히 이행하기 위해 힘써야 한다는 의견이다.
노조 측에서는 “직원들이 어려움에 처해있는 현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일단 조건 없는 대화에 참여할 생각이다. 일방적인 통합에 대해서는 여전히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현 상황에 대한 직원들의 요구사항을 발언하기 위해 대화의 장에 나서겠다.”며 한 발 물러선 상황이다. 국감을 통해 불법부당행위들이 드러나면서 신뢰를 상실한 사측이지만, 이러한 노조 측의 양보에 화답해 정당한 대화에 나선다면 갈등 상황이 어떻게 흘러갈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노조는 직원들을 위해 대화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드러냈다. 이제 대화의 장을 형성하기 위해 남은 것은, 사측의 진정성 있는 대화 의지뿐이다. /뉴미디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