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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텍 총장, 이사회 판단에 맡겨야

등록일 2014-10-30 02:01 게재일 2014-10-3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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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텍이 설립 28년 만에 총장 연임문제로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다.

지난 1986년 12월3일 `한국의 MIT`를 표방하며 세워진 포스텍은 지난 2011년 9월 외부인사인 김용민 총장을 제6대 총장으로 영입했다. 이후 포스텍은 영국 `더 타임즈`의 `설립 50년 이내 세계대학평가`에서 지난 2013년부터 2년 연속 세계 1위에 선정되고, `2013, 2014년 중앙일보 대학평가` 순위에서 2년 연속으로 국내 전체대학 중 1위에 올랐다. 짧은 기간 동안 눈부신 성장이었다. 여기에는 총장을 비롯한 교수와 교직원, 학생 등 전체 구성원들의 피땀어린 노력이 있었을 것이다.

이랬던 포스텍이 김용민 총장과 교수들간 갈등과 반목으로 학사행정이 마비될 정도로 시끄럽다. 김 총장은 지난 2011년 취임 당시부터 보직자들의 프로 정신을 요구하고 지난해 대학원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내부 비리 척결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교수들은 “자신들을 비리집단으로 보고 있다”며 반발해왔다. 특히 포스텍 교수평의회 교수들은 김 총장이 전형적인 미국식 사고로 한국적 특성을 무시한 채 리더십과 소통부재로 포스텍 발전에 도움을 주지 못했기 때문에 반대한다며 연임반대 성명서를 발표하고, 일부 교수들은 단식투쟁에 나섰다.

포스텍내에서 연임반대 여론이 거세자 정준양 포스텍 이사장이 지난 21일 학내 여론을 살피기 위해 포스텍을 방문, 인문사회학부, 전자전기공학과, 기계공학과 등 3개 학과 교수 10명을 차례로 만나 김용민 총장 연임과 관련된 의견을 수렴했다. 지난 28일에는 김용민 총장이 직접 교수진을 상대로 정면돌파에 나섰다. 김 총장은 이날 오후 포스코 국제관 국제회의장에서 정교수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교수전체회의를 갖고, 지난 3년 간 자신이 펼친 정책에 대해 학내 구성원들이 지니고 있는 불만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며 연임할 경우 지적받은 문제점을 보완해 포스텍을 세계 일류대학으로 만들겠다며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교수평의회를 비롯한 대부분의 교수들은 교수 및 직원임용, 연구비 문제, 경영방식, 소통 및 의사결정 등 다양한 부분에서 김 총장이 저지른 실책을 수차례 회의를 통해 지적하고, 보완을 요구했지만 바뀐 게 없었다고 했다. 서로 간의 입장 차이만 확인한 셈이다.

포스텍의 내홍은 포스텍만의 문제가 아니다. 총장 연임과 관련한 포스텍내 갈등과 반목을 끝내야 한다. 연임에 찬성하는 측이든, 반대하는 측이든 모두 포스텍을 사랑하는 마음은 같다고 믿는다. 이제 연임을 둘러싼 소모적 논쟁은 그만 끝내고, 오는 11월5일 열릴 포스텍 이사회에서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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