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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 없는 하나금융지주, 금융위는 막을 수 있을까?

뉴미디어팀
등록일 2014-10-30 09:43 게재일 2014-10-30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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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측 대화제의 불구, 예정대로 29일 통합이사회 강행… 다시 불붙는 노·사 갈등
▲ 진정성 있는 대화를 제기하며 기자회견 중인 외환은행 노조의 모습

 하나금융지주 측이 29일 통합이사회를 강행했다. 국정감사가 끝난 지 이틀, 외환은행 노동조합이 대화를 요구한 지 하루 만의 일이다.

앞서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정무위 국감을 통해 여러 차례 노·사간 대화할 것을 요구했고, 이에 노조 측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화의 장을 마련한 만큼 일각에서는 하나금융 측 역시 변화된 모습을 보이지 않겠느냐고 기대했다. 하지만, 노조 측의 대화 제의에도 불구하고 사측이 예정대로 통합이사회를 강행하면서 다시금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한 노조 관계자는 “오랜 갈등으로 양 측이 평행선을 달리던 가운데, 어렵게 마련된 대화의 기회를 사측이 무산시킨 셈이다. 이번에는 분명하게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지난 7월 하나금융지주 김정태 회장이 하나·외환 조기통합을 공언한 이후, 외환은행 노·사는 극심한 내부 갈등을 겪어 왔다. 2.17 합의서의 이행 여부를 둘러싸고 직원들과의 합의와 대화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탓이다. 여기에 9.3 조합원 총회를 불법 집회로 밀어붙인 사측의 대규모 징계예고까지 더해지며 노·사간 갈등은 곪을 대로 곪은 상태였다. 때문에 외환은행 갈등 사태는 금융권을 넘어 정치권의 관심사로 떠올랐고, 국정감사에서 비중 있게 다뤄지기도 했다.

이번 국정감사가 마무리 된 직후, 외환은행 노조 측에서는 ‘앞으로의 갈등 해결을 위해 진중한 대화에 나서자’고 사측에 제의했다. 노조 측이 요구하는 징계 철회와 부당노동행위 금지를 대화의 장에서 풀어보겠다는 뜻이었다. 때문에 직원들 사이에서는 ‘사측에서 이 같은 제의를 받아들인다면 갈등이 비교적 순조롭게 해결되지 않겠느냐’는 기대가 일기도 했다. 하지만 29일 강행된 통합이사회로 인해, 사측이 주장하던 ‘대화 의지’가 의심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우선, 하나금융지주 김정태 회장의 행보가 과정보다는 목표에 과하게 집중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다. 김 회장은 그동안 ‘10월 내 이사회 개최’, ‘금융위에 하나·외환은행 합병 승인 요청’ 이라는 뚜렷한 목표를 공공연하게 드러내 왔다. 사실, 거대 금융기업의 지주로서 이런 민감한 사항에 대해 의견을 드러내기란 매우 조심스러운 부분이다. 현 외환은행 사태처럼 ‘론스타’, ‘2.17 합의서’ 와 같은 변수가 등장할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때문에 신중을 기해야 할 위치에서 김 회장이 자신의 의견을 공개적으로 여러 차례 밝혔다는 점이, 목표에 대한 지나친 집착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뚝심’, ‘리더십’이라는 표현으로 김 회장의 행보에 대해 추켜세우고 있지만, 이는 조직의 와해를 불러올 수 있어 리더의 자질로는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다. 이에 김 회장의 결정으로 진행된 이번 통합이사회 개최를 두고 비판 의견이 빗발치고 있다. 한 외환은행 직원은 ‘김 회장이 정해놓은 목표를 위해 은행이 움직여야 하는 것이 맞느냐’ 라며 이 같은 상황을 지적했다. 김 회장의 주인행세가 정도를 지나쳤다는 것이다.

외환은행 갈등 상황이 다시 불붙고 있다. ‘노조 측이 대화를 거부한다.’던 변명과는 달리, 노조 측의 적극적인 대화 제의에도 불구하고 하나금융지주의 불통은 계속되고 있다. 이미 노·사 간의 합의 없이, 한 쪽의 일방적인 통합이사회는 진행된 상황이며, 노조의 변화만으로는 현재의 갈등 진화가 어렵다는 것이 드러났다. 금융당국이 중재에 나서야 할 이유가 더 필요할까? /뉴미디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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