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뒤흔든 하나-외환 조기통합, 이대로 의혹만 남긴 채 진행될까 우려 높아<br> “갈등에 대한 해명으로 노‧사 갈등 해결의 좋은 선례 남겨야”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통합 과정이 상당부분 진행된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갈등 상황에 대한 진전이 알려지지 않아 궁금증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5일, 김한조 외환은행장이 첫 통합은행장을 맡을 것이라는 추측성 기사가 보도되며 조기통합이 가시권에 들어선 듯 한 분위기를 보였다. 김종준 前하나은행장이 자리에서 사퇴하며 사실상 통합은행장의 경쟁구도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금융위원회의 승인이나 어떠한 입장 발표가 이루이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 같은 세부 사항들이 흘러나오자 금융권의 반응은 둘로 나뉘는 분위기다. 한 쪽에서는 길었던 외환은행 갈등상황이 종료되는 것에 대한 안도감을 내비친 반면, 다른 쪽에서는 의외의 결과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금융계 종사자는 “지난 국감을 통해 노‧사간 갈등 상황이 수면 위로 드러난 만큼, 조기통합 진전은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국감 이후 상황이 급진전되고 있어 의아한 부분이 많다.” 라고 개인적인 의견을 밝혔다. 9.3 총회에 대한 판결이 아직 내려지지 않았고, 국감 이후 양 측이 공개적인 대화를 가졌다는 발표가 없기 때문에 조기통합이 정체 상황에 빠진 것이 아니냐는 금융권의 의견이 대부분이었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양 측의 갈등은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처럼 보였다. 국정감사를 통해 2.17 합의서에 대한 노‧사간 입장차가 만연하게 드러났고, 김승유 前 하나금융 회장의 위증 발언이 더해지며 합의서에 대한 진실공방이 일기도 했기 때문이다. 국정감사를 통해 갈등이 완화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오해와 갈등이 깊어지며 김정태 회장이 발표했던 ‘연내 조기통합’은 어려울 것이라는 추측이 많았다. 때문에 이 같은 추측을 뒤엎고 조기통합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현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의견이 많다. 일각에서는, ‘노‧사간 대화 없이 통합이 진행되는 것이라면 금융위의 제재가 가해졌어야 하는데, 이에 대해 어떠한 저지없이 과정이 흘러가는 것처럼 보여 의문’이라는 의혹이 일고 있다. 노‧사간 대화가 진척이 있었다면 이에 대해 어떠한 입장 발표가 있었어야 하지만, 현재 이 과정이 생략된 채 일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외환은행의 조기통합은 단순한 두 은행 간의 합병이라고 볼 수 없다. 외환은행이 론스타로부터 하나금융 측에 인수되는 과정과 2.17 합의서의 작성, 조기통합론과 대규모 징계에 이르기까지 금융권에 커다란 영향력을 미치던 큰 사건이다. 때문에 금융계의 이목이 양 행의 조기통합 결과에 집중되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금융권을 뜨겁게 달구던 두 은행의 소식이 국감 이후로 완전히 단절된 가운데 갖가지 의혹만 난무하고 있다. 노‧사간 갈등에 대한 확실한 해결과 합의는 물론이고 이에 대한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야 금융권 노‧사 갈등의 좋은 선례로 남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양측 모두, 이대로 입을 닫고 있어서는 안 된다. /뉴미디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