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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화책인가, 밀리는 건가

등록일 2014-11-10 02:01 게재일 2014-11-1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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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외교정책이 이상하다. 애기봉 등탑을 자진 철거했고, 탈북단체들의 삐라도 `공개`에서 `비공개`로 물러섰다. 대북관계에서 후퇴하는 느낌이다. 그리고 이번에는 또 독도문제에서 정부가 `물러서는` 자세를 취했다. 양보냐? 후퇴냐? 혹은 유화책이냐? 패배냐? 정부는 국민들로 하여금 또 열심히 소설을 쓰게 만들었다. 인천 아시안게임 때 북한 3실세가 `선수 격려차`왔을 때 전문가들은 하루 종일 소설을 썼다. 그러나 그것은 모두 빗나갔다. 그들은 `대통령 예방`소리는 입밖에 내지도 않은 채 우리 측이 먼저 입을 열자,“대통령 만날 시간이 없다”면서 그냥 갔다.

`쓴물`을 먹고, 놀림감이 된 것도 입맛이 쓴데, 고위급회담에 목을 매고 `양보 모드`로 돌아섰다. 일각에서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 그의 환심을 사기 위해서”란 소리도 들린다. 국제관계 전반을 봤을 때 강경보다는 유화가 정답일지 모른다. 반 사무총장은 `매파`가 아니고 `비둘기파`에 속한다. 그러나 이번 독도문제에서 또 `뒤로 물러선 것`을 보고는 “한국 외교, 이렇게 물러터져도 되는가”란 우려의 소리도 나온다. 양보도 지나치면 패배주의로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다.

정치권은 총리, 외교부 장관, 해양수산부 장관의 사퇴를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정홍원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비밀국무회의에서 “독도문제가 이슈화되지 않도록 지역 국회의원 등에 초기 대응하라. 구체적인 후속 조치는 해수부와 외교부가 공동 작성하라”고 지시했다는 내용만 나오고 있으며, 독도후퇴에 대해서는 “안전관리·환경·문화재 경관 등에 문제점이 있고, 추가 검토할 사항이 있기 때문”이라는 `너무나 빈약한 구실`만 제시했을 뿐, `대일 외교상 문제`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다.

그러나 일본정부는 지금 `승리의 환호성`을 올리고 있다. 정부 대변인인 관방장관은 “독도가 일본땅이라 주장하면서 분쟁지역화 하려고 했더니, 한국정부가 이를 받아들인 것”이라고 했다. 일본정부의 요구는 관철됐고, 우리정부는 꼬리를 내렸다는 말인데, 그렇다면 총리와 장관들 물러나라고 한 정치권의 목소리는 `그냥 해본 말`이 아니다. “고위층들이 목숨을 걸어야 할 내막이 무엇인가”에 대해 전문가들은 또 입방아를 찧을 것이고, 국민은 혼란에 빠질 것이다. “박근혜정부는 어머니 같은 자애를 보이는 것인가, 자신감의 상실인가”국민은 혼란스럽고 걱정스럽다.

정치권에서 나오는 말들은 전에 없이 강경하다. “일본에 농락당한 꼴” “외교적 대참사”“총리, 외교부장관, 해수부장관 사퇴하라”등등인데, 이 문제가 앞으로 최대의 `이슈`가 될 모양이다. 국제정치는 국내정치와 분명 다르지만, 양보만이 능사가 아님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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