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65)씨는 최근 마이니치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이 안고 있는 문제엔 공통적으로 자기책임 회피가 있음을 느낀다”고 했다. 제2차대전의 패전에 대해서도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고,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에도 책임지는 자가 없으니, “결국 아무도 잘못한 사람이 없게 돼버렸다”고 했고, 그것이 바로 `일본의 문제`라는 것이다. 한국과 중국이 화를 내고 있는데, 일본인은 자신이 가해자라는 인식이 부족하다고 했다.`잘못`은 있는데 `잘못한 사람`은 없는 이상한 나라다.
일본의 양심 있는 사람들은 이렇게 자신의 과오를 인식하고, 국제사회에서도 일본의 무책임성을 규탄하는 소리가 높다. 독일이나 호주, 영국과 프랑스가 식민지 시대의 인권탄압을 반성하고 사죄하며 보상에 적극 나서는데, 오직 일본만 “우리는 잘못 없다”면서 오히려 태평양전쟁 촉발을 성전(聖戰)으로 미화하고, 전쟁을 일으킨 책임자들을 `영웅`으로 존중하며 야스쿠니 참배를 멈추지 않는다. 참으로 얼굴 두껍고, 속 검은 족속들이다.
최근 일본을 국빈방문한 네덜란드 국왕이 일왕과 마주 앉은 자리에서 “화해의 토대가 되는 것은 서로 겪은 고통을 인식하는 것이지요”라고 말했다. 당신들은 왜 자신의 잘못을 인식하지 못하느냐는 질책이다. 그 외에도 일본의 후안무치를 질타하는 목소리는 국제사회에서 무성하게 분출되고 있지만 아베정권은 애당초 역사적 진실에 눈을 감고 있다. 고노담화나 무라야마 담화를 아예 뒤집어 엎으려 한다.
미국의 과학작가 마이클 셔머(60) 박사는 “위안부 강제동원을 부정하는 일본은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을 부정하는 자들(신 나치주의자)과 다를 바 없다”고 했다. 그리고 “현재의 신념을 위해 과거에 대해 거짓말을 하는 것”이라는 말도 했다. 그 거짓말이 국제적으로는 질타을 받지만 국내적으로는 박수를 받으니, 국민 지지율을 높이기 위해 진실을 외면하는 것이다.
일본 역사학연구회가 최근 “일본군이 위안부 강제연행에 깊이 관여하고 실행한 것은 흔들림 없는 사실”이라는 공식입장을 발표했다. 그래도 일본정부는 여전히 역사적 진실에 눈을 감는다. 옹졸한 섬나라 근성은 어쩔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