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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블럼 제작도 소용없는 하나-외환銀 거리감 좁히기

뉴미디어팀
등록일 2014-11-11 09:34 게재일 2014-11-11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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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제작된 ‘비전 엠블럼’, 임원진들만을 위한 배지로 전락<br> 양 행 직원들의 심리적 통합 여전히 부족… 김정태 회장에 ‘리더십’ 의문도 있어

 요즘 하나-외환은행 내에서 ‘비전 엠블럼’이라는 배지가 화제다.

지난 4월 하나금융 측은 가로 1cm, 세로 2cm 크기의 배지를 새로 제작했다. 직원들의 화합을 독려하기 위해 새로운 배지를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하나금융지주 김정태 회장은 직원들을 직접 방문해 새로운 배지 착용을 독려하는 등, 이에 큰 애정과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새로운 배지에 대해 외환은행 노조 측에서는 극심한 거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외환은행의 정체성을 희석시키기 위한 ‘일종의 정신통합’ 과정이라는 것이다. 통합이 이루어지지도 않은 상황에서 성급한 움직임이라는 비판도 있었다. 노조 측에서는 2.17 합의서에 명시된 ‘독립경영’의 기간이 끝나기도 전에, 외환은행 직원들의 정체성에 혼란을 주는 행위라고 이를 해석했다. 때문에 새로운 배지 착용을 거부하며, 하나금융 측이 각 영업점에 배포시킨 물량을 수거하기도 했다.

실제로 외환은행 직원들은 ‘기존의 KEB 배지를 계속 착용하고 있다가 새로 받은 하나금융 배지를 착용하려니 어색하다.’ 는 반응이다. 새로운 배지를 착용하는 것은 간단한 행동이지만, 심리적으로 ‘통합’에 다다른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하나금융 측이 이러한 효과를 노린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하지만 김 회장이 직접 나서서 배지 착용을 독려하는 등의 행동은 지나친 월권이라는 해석이다. 한 외환은행 직원은 “이를 ‘감정적 통합 행위’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한 태도를 취했어야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이처럼 하나금융 측과 외환은행 노조의 갈등을 유발시켰던 새로운 앰블럼은 현재 어떻게 이용되고 있을까?

배포된 지 8개월이 다 되어가는 상황에서, 새로운 배지를 착용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젊은 나이대의 직원들은 크기와 디자인을 핑계로 이를 기피하고 있어, 실제로는 임원급의 인사들만 이를 꾸준히 착용한다는 후문이다.

때문에 한 편에서는 하나금융지주 김정태 회장의 리더십에 의문을 제기했다. 김 회장은 새로운 엠블럼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이를 통해 양 행 직원들의 화합을 도모한다는 계획이었지만 결국은 노조 측과의 갈등만 깊어졌다. 양 행 직원들의 심리적 거리감은 전혀 줄이지 못했다는 평가다. 게다가 젊은 직원 층의 외면으로 인해, 임원진만을 위한 엠블럼 교체가 되고 말았다.

사실, 김 회장은 취임 이후 꾸준하게 외환은행과의 화학적 결합이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취임 1년 동안 외환은행 노조와의 극심한 갈등을 겪은 김 회장에게, 한 금융권 관계자는 ‘화학적 결합을 통한 시너지 창출이 향후 김 회장의 경영능력을 평가받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 이라는 평을 남긴 바 있다. 하지만 2014년에 이른 지금까지도 갈등은 점점 깊어지고 있어 김 회장의 리더십이 의심받고 있다. 한 외환은행 직원은 ‘달빛기행과 비전 엠블럼 등, 다양한 기획은 좋지만 이를 강압적인 느낌이 들도록 행동한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회장의 리더십이 의심받고 있는 지금, 어떻게 직원들 간의 심리적 결합을 성사시킬 수 있을지가 남은 과제다. 하나-외환은행의 조기통합이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평이지만, 이대로라면 통합 이후의 내분 역시 큰 문제가 아닐까? /뉴미디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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