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는 자동차가, 한국에서는 쌀이 제외된 것이 대표적인 `합리적 결정`이다. 중국은 한국의 공업기술력에 밀리고, 한국은 중국 농산물의 물량에 밀리는 상황에서 양국은 이 부분에서 스마트한 상호양보를 이끌어낸 것이다. 일부 농민단체들은 “시기만 늦췄을 뿐 언제든지 관세 철폐 및 인하로 이어질 수 있다”며 지레 겁을 먹고 전면철회를 주장하고 있지만, 여기에서 필요한 것이 `믿음`이다. 양국 정부를 믿고, “위기를 기회로 만들 지혜를 발휘하는 것”이 더 현명하다.
한중FTA는 위기이자 기회이다. 중국은 한국의 황금시장이 되고 있으며, 앞으로 더 확대될 것이다. 13억 중국의 내수시장이 더 활짝 열리는 것보다 더 좋은 기회는 없을 것이다. 중국은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거리가 엄청 짧으니 물류비 또한 엄청 싸게 먹힌다. 게다가 중국 국민들의 한국산에 대한 선호도는 매우 높다. “한국산 식품은 모두 우량품”이라는 인식이 널리 확산되고 있다. 중국의 가짜 분유파동 때문에 한국 분유는 없어서 못 팔 정도이고, 가격도 부르는 것이 값이다. 중국 국민들은 자국의 가짜에 이미 질릴 만큼 질려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과거의 중국의 인해전술에 당한 경험이 있지만, 지금은 농수산물의 물량공세가 두렵다. 저가품이 대량으로 쏟아지면 우리는 견딜 재간이 없다. 그래서 “중국은 블랙홀이 될 것인가. 시장 확대로 작용할 것인가” 하는 것이 최대 화두가 되고 있다. 블랙홀을 막아내고 황금알을 낳는 소비시장으로 작동하게 할 방법은 오직 기술혁신 밖에 없고, 부가가치 높은 초일류 상품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중국은 법치국가라 할 수 없으니, 불량품 가짜 짝퉁이 난무하지만, 우리나라는 법이 엄하기 때문에 식품 등 모든 상품에 대한 신뢰성이 높다. 중국 국민들이 한국 제품을 좋아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한국의 분유와 화장품은 이미 중국 관광객들의 주요 구매품이 돼 있다. 또 철강제품에 있어서도 우리는 끊임 없는 기술개발로 중국을 따돌린다. 중국 저가 불량 철강재가 발 붙일 여지는 점점 사라진다. 조선에 있어서도 우리는 아직 중국보다 한 발 앞서 간다. 두려워하지 말고 꾸준히 쉴새 없이 기술을 개발하는 일만이 FTA의 파고를 넘어 경제영토를 제대로 확장시키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