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의 관계에서는 더 희망적인 전망이 가능하다. 현 정부와 중국의 관계는 그 어느때보다 좋아졌고, 마침내 한중FTA가 체결됐다. 인구 13억 시장을 소비시장으로 만든 것과 우리의 기술집약적 공업이 중국 시장에 연착륙할 수 있게 되었다. 다만 우리의 농어업축산 분야에 대한 정부적 차원의 지원책만 세워진다면 큰 파장은 없을 듯하다. 결과적으로 우리의 경제영토를 획기적으로 확장시킨 것이다.
그런데 중국과의 경제교류에는 몇 가지 딜레마가 가로놓여 있다. 바로 수산어업분야에 관한 갈등이다. 해양경찰이 해체·재편되는 과정에서 서남해안에서의 중국 어선 출몰과 불법조업이 근래 들어 극심해졌고, 동해안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다. 중국 오징어 어선들이 대거 북한 동해안으로 진출하면서 울릉도를 거쳐가는데 따른 문제점들이다. 오징어는 북에서 남으로 회유하는 어종이어서 북한 해역에서 싹쓸이를 할 수 있는 것이다. 또 기상이 악화됐을 때 중국 어선들이 울릉도 해역으로 피항하는 일이 다반사로 일어나는데 여기에서도 적지 않은 문제가 발생한다.
최근에 있은 기상악화로 울릉도 연안에 닻을 내린 중국어선은 120여척에 이르고, 이들이 피항하는 동안 불법조업을 할 수도 있고, 해양기상관측장비와 해저케이블을 훼손시킬 수도 있고, 쓰레기 불법 투기와 밀입국 등 불법행위를 저지를 수도 있다. 이를 단속하기 위해서 경찰, 군청, 해군제118조기경보전대 등이 공조해 합동 대응해야 하는데, 그 부담이 만만치 않다. 결국 서·남해에서 일어나는 마찰이 동해안에서도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전과는 달리 `한중관계의 밀월기`를 기화로 중국어선들의 불법행위는 점점 심해질 것이 분명하다.
더욱이 중국 기업들의 한국투자가 가시화되면서 중국 어선들의 불법에 대한 단속은 더 한계를 드러낼 것이다. 유진그룹은 올 연말 안으로 영일만 배후단지 부품소재전용공단에 3천만 달러를 투자할 예정이고, 태부그룹은 구체적 투자의향을 제시하지는 않고 있으나 깊은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공해업체가 아닌 기업들이 포항에 들어오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중국어선들이 한국 해역을 장악할 우려가 있음에도 이를 제대로 저지하지 못하게 된다면 이것은 해양주권에 관련된 문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