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라면 우선 혐오시설이라는 인상을 주지만, 전혀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경북 청송군 진보면 광덕2리에는 지금 4개의 교도소가 있다. 그런데 주민들은 “교도소 하나 더 지어달라”고 청원하고 있다. 교도소들이 들어선 후 한적하던 시골마을이 중소도시로 변모했기 때문이다. 교도소가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면서도 이미지면에서도 전혀 하자가 없다는 것이다. `종합교정타운`이라는 이름이 나쁘지 않기 때문이다. 광덕2리 주민들은 “5번째 교도소는 가능하면 여자교도소가 왔으면 좋겠다”면서 유치추진위원회를 조직했다. 여자교도소가 여의치 않으면 구치소나 교도소체험관을 법무부에 요구할 생각이다.
경주의 대표적 브랜드인 팥고물 황남빵이 지역 팥재배농가와 상생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황남빵은 경주지역을 전국 최대의 팥재배단지로 만들었다. 얇은 껍질에 팥고물로 속을 채운 이 팥빵은 팥농사를 진흥시킨 주역이었고, 최근에는 다른 지역의 시세보다 10% 올린 가격으로 전량 수매했다. 2011년부터 4년째 경주지역에서 생산된 팥을 사용하고 있는 황남빵 측은 “경기침체로 빵업계도 어렵고, 저장과 재고 등의 부담도 있지만, 농민들과 상생한다는 생각으로 570여 농가가 재배한 팥 2천500포 가량을 수매했다”고 했다.
과거 모지역 복숭아 과수단지와 복숭아통조림 제조공장이 가격을 놓고 다툼을 벌이다가, 공장이 문을 닫으면서 농가가 판로를 잃은 곤경을 당한 적이 있었다. 서로 죽는 분쟁이었다. 그러나 경주 황남빵과 팥재배 농가는 `상생의 지혜`를 발휘하기 때문에 그런 어리석은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 다만 팥재배농가가 계속 불어날 경우 판매경쟁이 가격하락을 불러오지 않을까 우려되는데, 수요와 공급을 슬기롭게 조절하는 지혜 또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정부와 울진군 사이의 원전 4기 건설문제 해결`은 상생협력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협상이 시작된지 15년만에 타결을 본 것이다. 앞으로 영덕과 삼척의 원자력발전소 건설도 이같은 상생협력의 정신 위에서 해결되었으면 한다.